北 군사도발 오판 가능성 커져..."한미일 공조, 대북 억지력 극대화" [밀리터리 월드]
-한반도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 北 ‘적대적 교전국’ 규정 후 포격 잇따라
-군사합의 파기로 충돌 위험 커져, 한미일, 경보 정보 공유·훈련 정례화 등 강화
-우크라 무기체계 지원의 적실성 고려 시점, 北 절대무기 핵 강압 위협 커질 듯
-한반도 군사긴장 커질수록 한미일 전력 강화돼, 국론분열 경계...자유 지켜야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전쟁도 다음 달이면 만 2년이 된다. 그러는 사이 작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발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국내외 군사전문가들은 이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거나 유리한 조건에서 휴전할 경우, 권위주주 진영의 또 다른 군사 위협과 대결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도미노현상처럼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성패의 결과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간 대결 양상은 한쪽으로 상당히 기울일 수 있단 관측은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 면전에서 대만을 흡수통일하겠다고 엄포한 일도 이를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작년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두 정상 간 약속한 러시아에 대한 탄약 지원과 그 반대급부로 북한에 대한 인공위성 및 핵잠수함 기술이전이 사실로 나타나는 형국이다.
오히려 러시아는 물론 중국과 북한도 러-우 전쟁과 이-하 전쟁에서 성패에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의도로 하마스(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이란의 대리 세력들)를 부추긴 증거도 드러나고 있다. 이들이 북한을 적극 지원할 경우, 한반도에서의 군사도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중국산과 북한산 무기가 대량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소총용 망원조준경, M16 소총용 탄창, 군용 라디오 등 중국산 군사 장비를 대량 비축한 것을 발견했다. 이들 장비에는 QBZ 돌격소총, QLZ-87 자동유탄발사기를 비롯해 하마스가 복잡한 가자지구 지하 터널 망 안에서 통신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보통신 장비 등도 포함됐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것들은 하마스가 전에는 갖지 못했던 최고 등급의 무기·통신 기술"이라면서 하마스가 이들 장비를 입수한 경로와 중국 정부가 관여해 중국에서 직접 넘어왔는지 등의 문제에 대해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지난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개입하기 시작한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던 순항 미사일 파편에서 한글로 추정되는 문자가 포착됐다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31일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가 요격된 미사일 엔진 덮개로 추정되는 파편엔 손으로 적은 듯한 '1025나'라는 글씨가 보였다. "'나' (문자) 표기는 이란어나 아랍어 문자에 유사한 철자가 없어 한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국제적 결속이 약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고 짚었다. 북한은 러시아와 불법거래로 100만발 이상의 포탄을 제공하면서 전략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포탄 제공 등을 주저한다면 한반도 주도권 장악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반도 안보 차원에서도 포탄 제공 등 한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외교적 차원에서도 적실성이 있다"며 "70여년 전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 16개 국가에서 무려 200만명 가까이 파병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지켜 낸 우리나라로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강 건너 불 보듯 할 상황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국가 주권이라는 국제원칙을 지키는 보편적 차원이기에 지원 형태의 변화를 한러 양자관계 변화의 메시지로 직결시킬 필요는 없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한다고 해서 미래 한러관계도 영구적으로 문을 닫자는 의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내 방위산업 전문가로 꼽히는 장원준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도 "미국과 NATO 일부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휴전’의 목소리가 서서히 힘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로 보인다"며 "설상가상으로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입장에서도 과거와 같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극 지원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러시아는 최근 북한의 적극적인 탄약 지원 등에 힘입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강한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만약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미진할 경우 영토를 더 뺏기거나 심지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점령당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은 또 이런 상황에서 "작년 4월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이 있을 경우 인도적, 재정적 지원만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직접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향후 러-우 전쟁의 양상 변화에 따라 물자 지원만이 아닌 무기체계 지원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6.25 전쟁을 통해 참전국 장병들이 3만5000명 이상이 전사하고 10만명 이상이 부상당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진실을 다시 한번 되새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2021~2003 '북한의 핵개발 전략 변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군사력에서 핵무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러시아라는 동맹과의 관계와 북한이 시기별로 대내외적 환경에 맞추어 추진했던 핵개발 전략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능력이 외부공격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발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존재로 역할을 했단 해석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불안정한 한반도의 딜레마 속에서 북한을 미중 사이의 불확실한 완충지대로써, 중국의 레버리지로 활용할 전망이다. 북한 자신도 핵보유국의 지위를 획득, 공고히 하고 신냉전의 전략적 환경 속에서도 핵 강압 전략을 강화, 활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1950년대 이후 지난 70여년 동안 무력에 의한 한반도 적화통일 노선을 단 한 순간도 포기한 바 없으며 치명적, 비치명적 도발과 위협적인 도발을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군사전문가들도 북한이 1년 이내에 화성-18형의 전체 사거리를 보여주는 시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공격처럼 더 정상 각도에 가까운 발사가 이뤄지고 사거리는 1만~1만5000km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모의 탄두를 장착한 재진입체를 태평양 남동부 어딘가에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5~7일 사흘 연속 포격 도발을 감행한 것은 한반도의 안보현실이며 북한에 익숙한 군사력을 동원한 외교 방식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의 태도는 늘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현시점에선 북한의 군사합의 파기로 전술적 우발적 충돌 위험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에 맞서 한미일은 북한 ICBM 발사 하루 뒤인 지난달 19일부터 3국의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를 가동했다.
군사 관계자들은 북한이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쏘든 사실상 미사일 발사 원점 지점과 비행 궤적, 예상 탄착지점 등을 빈틈없이 탐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북한의 (그 뒷배인 중국 러시아) 태도, 위협 고도화에 따라 강화·진화할 전망이다.
한·미·일 3국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비정기적으로 시행하던 해상 미사일 방어 훈련과 대잠수함전 훈련 등을 정례화하는 3자 훈련 계획도 마련했다.
한국의 독자적 MD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30일 LSAM 미사일 요격 시험에 성공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모사한 표적탄을 탐지 추적해 목표 고도에서 표적탄 추진기관을 정확히 요격해 격파했다. 고도 50~60㎞를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추적, 직격 타격하는 비행체 자체 기술 개발 성공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전술 핵무기급 위력을 갖춘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우리 군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는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이 8t이다. 폭발 물질 소재 개선 등을 통해 실제 폭발력이 11t이 넘도록 설계했다. 현무-5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평양 지휘부를 초토화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이다. 우리 군은 올해부터 대량 양산 실전 배치에 들어가는 현무-5의 폭발 위력을 14t까지 끌어올리는 등 폭발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 등 확장 억제에 한국의 현무-5 등 막강한 재래식 능력이 더해지면 대북 억지력은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은 국방력 세계 6위, 10대 무역대국, 글로벌혁신 6위 국가로 평가됐다. 美 군사력 평가기관인 Global Firepower(GFP)에서 발표하는 2023년 세계 군사력 지수에선 한국을 세계 6위로 기록했다. 핵을 보유한 국가를 제외한 평가다.
글로벌 중추국가(GPS : Global Pivotal State)를 지향하는 한국은 이러한 평가를 과신해서도 축소 평가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하마스와 유사한 북한의 기습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스라엘 방위군 바루지 대변인은 “상대방이 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에 대비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에 대비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방위는 군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안보에 관해서는 국론분열을 경계하고 대한민국 전체가 단호하고 단합된 결기로 총력 대응에 나서야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자유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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