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급감' 서울 통폐합 학교 이르면 3월 공개…반발 예상
통폐합 분류 기준 첫 공개…의견수렴 거쳐 확정
대상 학교 반발 클 듯…'작은 학교' 황폐화 우려도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저출생 여파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학교들이 늘어나자, 서울시교육청이 통폐합 대상 학교들을 사전에 공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르면 오는 3월 대상 학교들을 확정해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폐교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공표 방식과 대상 등을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폐교 대상입니다"…서울교육청, 사전 공표 추진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근 주민이나 자녀를 학교에 보낼 학부모들에게 최대한 미리 알려 드리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시교육청이 3~4월 정도에 안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시교육청이 사전 예고 없이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학교들을 개별적으로 찾아가 폐교를 제안하는 식이었다. 이에 갑작스레 폐교 통보를 받은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의 반발이 심했고 추진 과정에서 진통도 상당했다.
오는 2월28일 폐교되는 도봉고의 경우 2021년부터 협의를 시작해 학부모 설문조사, 설명회, 행정예고 등을 거쳐 실제 문을 닫는 데까지 약 3년이 걸렸다.
앞으로는 수년 전부터 통폐합 대상이 되는 학교들을 일거에 알려 학교,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등이 미리 대비할 기간을 갖도록 하겠다는 게 시교육청 구상이다.
다른 관계자는 "학교 폐지가 학부모들과 학생들한테 갖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를 함으로써 동의도 잘 얻어낼 수 있고 공감대도 잘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교육청 입장에선 기대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공표는 2년마다, 조례 또는 행정예고를 통해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공표 이후 학교, 학부모, 학생, 지역주민 대상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통폐합 대상을 분류하는 정량화 된 기준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현재 통폐합 대상을 선정하는 시도교육청들의 구체적 기준은 존재하지만 공개돼있지 않다.
교육부는 도시지역 내 전교생 수 240명 이하 초등학교 및 300명 이하 중·고등학교를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윤곽을 잡는 건 각 시도교육청의 몫이다.
서울의 경우 전교생 수를 주된 기준으로 삼아 미래 학생 수 변화,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가능성, 지역의 재개발·재건축 계획, 학교의 역사성 등을 종합 고려해 폐교 대상을 정해왔다.
시교육청은 이를 내적, 외적 기준으로 나눠 지표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통폐합 분류 기준 첫 공개…의견수렴 거쳐 확정
지난해 10월 시교육청은 2035년까지의 학교 통폐합, 이전 재배치 수요를 취합해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학교들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다만 2035년까지의 통폐합 대상 학교들을 한꺼번에 공표할지, 가까운 미래에 해당되는 학교들만 우선 공표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다른 관계자는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내부적으로 좀더 논의를 해야 된다"며 "학교명을 2035년까지 다 공개한다고 하면 너무 장기적인 변수가 많으니, 5개년 이후는 학교 수만 (공개)한다든지, 여러 방법들을 논의를 거쳐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10년 간 상황을 예측·전망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비교적 임박한 학교들만 공표하고 나머지는 통폐합 대상 학교 수만 공개하는 식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표되더라도 곧장 폐교되는 것은 아니다. 예고된 기간 동안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만큼, 향후에 조정 여지는 있다.
학교 구성원 과반수 이상 동의를 얻어내야 하는 문제도 있다.
현행법상 학교 설립과 폐지 권한은 교육감에게 있지만, 학교의 유무가 지역사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청의 자의적 판단만으로 폐교를 결정하진 않는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의 50% 이상 동의를 받은 후 해당 학교의 폐교를 확정하고 있다.
대상 학교 반발 클 듯…'작은학교' 황폐화 우려도
우선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된 학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폐교가 그 지역의 상권과 개발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 주민의 저항도 클 수 있다.
폐교 대상으로 공표된 학교의 입학 유인을 더욱 떨어뜨려 소규모 학교 황폐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교육청은 이런 부분도 함께 고려해 신중하게 공표 대상과 방식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의견 수렴이 많이 필요하다"며 "내부적으로 단순히 결정하는 게 아니라, 관계된 각 부서와 논의해 미처 예상 못한 부분까지 함께 고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폐교 위기에 처한 소규모 학교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울 공립초등학교 취학대상자는 최근 3년 동안 7만명대→6만명대→5만명대로 감소해왔다. 서울 소규모 초·중·고등학교는 2022년 기준 총 119개로 집계됐으며 3년 뒤 이 숫자는 178개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대로 강남처럼 전교생 수가 1500명이 넘는 과밀·과대학교 지역도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내 이러한 과대 학교는 총 31개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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