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순회·인재 영입' 외연확장 나선 한동훈…"게임은 이제 시작"

박상곤 기자 2024. 1. 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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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당원·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2024.01.05. *재판매 및 DB 금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지 열흘이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새해 첫 주 동안 전국을 돌며 정치권 데뷔 무대를 장식하는 한편 중도층을 붙잡을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이며 외연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민경우 전 비대위원장의 노인 비하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등 이슈에 즉각 대처하고 파격적인 지도부 인선을 단행하는 등 김기현 지도부 체제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게 당 안팎의 반응이다. 다만 공천 과정에서의 갈등 최소화 등 한 위원장이 넘어야 할 진짜 난관은 이제부터라는 분석이다.
지지층 다지기부터 외부 인재 영입까지
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비대위가 공식 출범한 이후 열흘간 대전, 대구, 광주, 충북 청주, 경기 수원 등 전국 5개 지역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한 위원장은 이들 자리에서 각 지역이 윤석열 정부와 보수 진영에 갖는 의미를 강조하며 지역 민심 공략에 나섰다.

지난 2일 한 위원장은 대구를 "저의 정치적 출생지"라고 강조했고 대전은 "우리 당의 역전 승리의 상징"이라고 했다. 또 총선 승패의 향방을 가른 중도 표심이 몰린 충북과 경기 지역에선 '힘 있는 여당론'을 내세우며 지역 정책 개발을 약속했다.

특히 '보수 불모지'로 불리는 광주에선 5·18 정신을 강조하며 "우리 당은 광주·호남에서 정말 당선되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 나라 정치에 값을 매기지 못할 정도의 대단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경기 고양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며 "국민의힘은 호남에서도, 영남에서도 지금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식당에서 이상민 무소속 의원과 회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번 주에도 강원과 경남, 부산 등 전국 순회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 위원장은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한 위원장이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임하겠다고 선언한 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10여년간 대리해온 박상수 변호사와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의 영입을 발표한다. 이는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한 뒤 첫 영입 케이스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학폭 문제와 교권 보호, 공교육 개선 등 사회문제에 대한 현실적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적극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민주당을 탈당한 5선의 이상민 의원(무소속)을 만나 공식적으로 입당을 제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발생한 이슈에 즉각 대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위원장은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던 지난 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습당한 직후 곧바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사회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이 대표님의 빠른 회복을 진심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 모인 대전의 모든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도 제 생각과 같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킨 민경우 전 비대위원과 관련해선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전화로 한 차례 사과한 뒤, 직접 찾아가 "본의 아니게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다 제 책임이고 정말 죄송하다"며 "저희(국민의힘)가 어르신들에게 정말 더 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권에선 정치인으로서 걸음마를 뗀 한 위원장의 행보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전국 순회를 도는 한 위원장의 순발력이나 정치적 감각이 돋보이더라"며 "대구와 광주 등에서 보인 모습과 발언들이 자신의 정치적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좋은 시작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 대처·공천 갈등 최소화 '시험대'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광주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의 정치적 역량을 시험받는 순간은 지금부터라고 봤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공론센터) 소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전국 순회로) 지지층 결집에는 성공했지만 외연 확장과 중도층의 민심을 얻는 데는 아직 물음표"라며 "어쨌든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서 한 위원장은 대통령과 대통령 배우자를 보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는 중도층에게 실망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첫 번째 시험대는 김건희 특검법 정국에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지가 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은 '국민의 상식이 나침반'이라고 얘기를 했다. 그러면 국민의 상식을 표현할 수 있는 여론의 향방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내정된 가운데 공천 과정에서 잡음을 줄이며 '이준석 신당' 등으로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한 위원장이 떠안은 숙제다.

또다른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함께 공천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본 게임"이라며 "총선 관리라는 것이 워낙 여러 가지 돌발 변수나 위험 요소가 많은데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가 한 위원장의 주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장 소장은 "앞으로도 남은 허들이 많다. 공천 개혁이 아니라 공천 학살이 될 가능성이 많은 가운데 (한 위원장이) 어떻게 할지 봐야 한다"며 "허니문 기간이 지난 뒤 한 위원장 본인과 비대위원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일탈 행위나 말실수도 조심해야 할 포인트"라고 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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