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초선들은 왜 불출마를 택했나

김승환 2024. 1. 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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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8일 총선 불출마 선언할듯
‘불출마 선언’ 민주당 초선 4인
오영환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홍성국 “객관적 주장마저 당리당략 폄하”
강민정 “21대의원 중 누군간 책임져야”
이탄희 “선거법만 지켜달라”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친윤석열)계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던 김웅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2020년 유승민 전 의원의 권유로 새로운보수당 총선 1호 인재로 영입됐다. 그해 보수진영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출범하면서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송파갑에 단수 공천을 받아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8일 불출마 선언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초선 김웅 의원. 뉴시스
최근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어지던 초선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국민의힘에서도 나온 격이 됐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인사로 8일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 지 주목된다.

그간 불출마 선언을 내놓은 초선 의원들은 제 나름대로 21대 국회에 대한 반성문을 써냈다. 누구는 진영논리·당리당략에 휘둘리는 우리 정치 담론에 대해 비판했고, 다른 누구는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퇴행에 대해 21대 의원 중 한 명쯤은 책임져야 한다”며 불출마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들의 반성…“아무것도 못 바꿨다”

민주당 오영환 의원(초선·경기 의정부갑)은 총선 1년 전인 지난해 4월 국회 기자회견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를 승패의 잣대로 삼으려 한다”며 “오로지 진영 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에 바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설득·조정해낼 정치적 역량을 제 안에서 결국 찾지 못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국민을 향한 사과의 뜻도 전했다.

지난해 4월 불출마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오영환 의원. 뉴시스
민주당 경제통인 홍성국 의원(초선·세종갑)은 지난달 국회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다”며 “그러나 지금의 후진적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때로는 객관적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증권사 평사원에서 시작해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미래에셋대우 사장까지 오른 홍 의원은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17번째 영입 인재로 합류, 세종갑 지역구에 전략 공천돼 당선됐다.
지난달 불출마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홍성국 의원. 뉴시스
◆“누군가는 퇴행에 책임져야 했다”

민주당 강민정 의원(초선·비례)은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 뜻을 밝히면서 “21대 국회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퇴행시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왜냐하면 국회는 행정권력을 견제해 권력이 잘 행사되도록 할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제1책임은 물론 현재의 여당인 국민의힘에 있지만 민주당에도 결코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여든 야든 불문하고 21대 국회의원 중 누군가는 그 책임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며 본인의 불출마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불출마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강민정 의원. 뉴시스
강 의원은 또 “저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초선의원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그래서 제 개인적 기준으로는 다소 긴 호흡으로 뛰어들어야 할 일을 제 소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더 젊고 유능하며 오로지 공익에 헌신할 각오를 가진 이들이 국회에 들어와 일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정활동을 둘러싼 제도, 정당문화 개선이 꽤 긴 시간이 요구되는 과제라고 설명하면서다. 그는 “다시 도전하시는 분들도,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도 모두 ‘왜 꼭 나여야 하는가’, ‘내가 국회의원이 돼 4년간 일한다면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를 꼭 다시 한 번 물어주시면 좋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불출마 뜻을 밝힌 더불어민주당 초선 이탄희 의원. 뉴시스
민주당 이탄희 의원(초선·경기 용인정)은 지난달 국회 기자회견에서 선거제 관련 병립형 비례제 회귀에 반대하며 불출마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그동안 수차례 했던 대국민 정치개혁 약속을 깨고 분열의 명분을 줘서는 안된다”며 “제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호소한다.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했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선거제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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