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울린’ 카카오 그룹株 살아나나… 두 달간 시총 6조 늘어

강정아 기자 2024. 1.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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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두 달간 24.83% 상승… 시총 약 5조원 증가
SM 시세 조종 의혹에 주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 늘어나
아직 사법 리스크 잔존… 카카오게임즈 실적 부진 우려도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의 해를 보낸 카카오 그룹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주가가 반등하며 카카오 그룹주 시가총액도 지난 두 달간 6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성장주인 인터넷 업종이 주목받으며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이어진 덕이다. 카카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경영진 사법 리스크 등의 악재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 판교오피스 전경. /카카오 제공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의 시총 합계는 지난해 11월 6일 39조7510억원에서 이달 5일 종가 기준 45조4486억원으로 2개월 새 5조6976억원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모든 그룹주의 시총이 불어났다.

카카오 시총이 가장 많은 5조원가량 증가했다. 작년 10월 말 코스피 시총 상위 18위까지 떨어졌던 카카오는 전날 기준 14위로 네 계단 뛰었다. 이 기간 주가는 24.83% 상승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5.28% 오르며 시총 6199억원을 불렸다. 카카오페이 시총은 2283억원 늘었다. 주가가 3.69% 상승한 덕이다. 반면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4.52% 하락해 시총은 990억원 줄었다.

카카오 그룹주가 살아난 이유로는 저렴한 주가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꼽힌다. 지난해 10월 카카오는 하이브와의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엔터)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에 휩싸였다. 카카오 경영진이 잇달아 구속되면서 카카오 그룹주도 급락했다. 작년 11월 1일에는 카카오 주가가 3만7600원까지 내리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진 사법 리스크는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기관과 외국인이 대형 성장주인 카카오 그룹주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 두 달간 기관과 외국인은 카카오를 각각 3268억원, 2819억원 순매수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몇 개월간 카카오 주가에 영향을 미쳤던 우려가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과 경영 쇄신 등으로 조금씩 해소되는 모습”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 등 외부 변수도 실적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손민균

올해 하반기 이후 카카오 그룹의 실적 회복세가 가시화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카카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711억원에서 2분기 1135억원, 3분기 1403억원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상 1504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보다 회복될 광고 경기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 광고 등 신규 광고 상품 판매 증가로 이어져 실적 회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 핵심 사업부인 톡비즈의 올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16.2% 늘어난 2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톡비즈 중 광고 매출 성장률이 회복되면서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자회사 수익 개선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컨센서스 상 전년(455억원 적자) 대비 357억원 적자로 손실 폭을 줄이고,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32% 증가한 46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룹주 중 카카오게임즈 실적 전망은 어둡다. 카카오게임즈의 2023년 증권사 실적 전망치는 795억원으로 전년(1758억원)보다 크게 쪼그라들 것으로 추정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게임은 경쟁작이 잇따라 출시되고 부정적인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환경으로 짧은 수명을 보이며 매출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 리스크도 아직 남아있다. 카카오그룹은 지난달 20일 카카오페이가 추진했던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되는 등 신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앞서 시버트는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럽 최대 택시 플랫폼인 ‘프리나우’ 인수도 마감 시한을 넘기며 사실상 불발됐다.

또 카카오가 향후 SM엔터 시세 조종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잃을 우려도 있다. 자격 상실 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27.17%) 가운데 10%만 남기고 모두 처분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7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상향하면서도 “실적 성장이 기대되지만 아직 SM엔터 주가 조작 사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고, 정부의 플랫폼 규제법 제정 시도 우려도 있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하길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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