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시장 간다"…K바이오, 미국 진출 '증명의 시간'
글로벌 경쟁력↑…능력 시험대이기도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2024년 청룡의 해에 국내 개발 의약품의 세계 1위 미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된다. K제약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기회이자, 상업화 능력 시험대에 오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셀트리온, GC녹십자, 유한양행, HLB 등이 올해 미국에서 신약 등 의약품을 출시하거나 허가승인 여부가 나올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미국 진출을 위한 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셀트리온은 피하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타국가 제품명 '램시마SC')를 작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으로 승인받아, 내달 29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호주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짐펜트라가 미국에서도 성공가도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넓은 국토 면적 때문에 비대면 의약품 유통망이 활성화돼 있고, 고가의 진료비 부담으로 병원 방문보다 피하주사 등 자가 투여 치료제를 선호하는 등 미국 시장이 호주와 유사한 특성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또 의약품 가격이 높은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고, 특허 확보 시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가 이뤄지는 등 경쟁 부담이 적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GC녹십자는 올해 미국에 첫 진출한다. 8년간 허가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지난달 FDA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올 하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알리글로는 사람의 혈액에 포함된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하고 정제해 만든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일차 면역결핍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회사는 미국 자회사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직판(직접판매) 체제를 구축, 13조원 상당 미국 혈액제제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 계획이다. 5년 내 미국 혈액제제 시장의 3% 점유율 진입을 목표로 한다.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는 작년 12월 파트너사인 미국 얀센이 자사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와 함께 쓰는 병용요법으로 허가 신청한 상황이다. 임상 3상 결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기존 경쟁약인 타그리소의 단독 사용 보다 유효성이 나타났다.
최근 한양증권 보고서에서 오병용 연구원은 "J&J(얀센 모회사)는 신약 허가 신청과 함께 FDA 우선심사(Priority Review)를 신청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2월 중 우선심사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심사가 지정되면 6개월 안에 신약 승인일이 잡히므로 빠르면 8월에 FDA 승인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J&J은 2025년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연 매출이 최대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혀, 상업화 성공 시 유한양행에도 상당한 이익이 따를 수 있다.
동아에스티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는 약인 'DMB-3115'은 최근 파트너사 인타스의 자회사 어코드 바이오파마가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이 약은 건선 치료 등에 쓰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로, 스텔라라의 미국 시장은 연간 18조원에 이른다.
HLB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여부도 올해 중 발표된다. 지난해 5월 FDA에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 신청해, 올해 5월까지 허가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메디톡스는 최근 FDA에 주름 개선용 비동물성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의 허가 신청을 접수했다. 액상 톡신 제제를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 법인 루반타스를 설립하고, 미국 앨러간에서 '보톡스' 론칭을 이끈 토마스 올브라이트를 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 중이다. 2025년경 출시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가능성의 시간을 지나 증명의 시간에 진입했다"며 "미국은 한국과 시장 규조가 매우 다르고 복잡해 모든 과정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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