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러든 금리인하 기대… 국고채 시장, 올해 1분기 조정 온다

유준하 2024. 1.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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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금리, 새해 첫주 11~15bp대 상승
탄탄한 미국 고용지표 탓에 금리 인하 기대 되돌림
1분기 조정 불가피… “적어도 2월 말까진 경계”
국고채 3년물 금리 상단 3.4%까지 열어둬야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새해부터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돌려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 즉 국채 가격 급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개선되자 금리 인하 기대가 재평가되면서 국채 변동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새해 첫 주 10bp 넘게 상승한 국고채 금리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새해 첫 주(2~5일)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국고채 2~3년물 금리는 연말(12월28일) 대비 11~12bp(1bp=0.01%포인트) 상승했고 10년물은 16.1bp, 20년물은 14.1bp, 30년물은 12.1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채 2년물 금리는 13bp, 10년물 금리는 18.4bp 상승했다. 미국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만큼 국고채 금리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의 탄탄한 고용지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주간 공개된 고용지표들이 여전히 미국 경기가 견조함을 나타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하는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현지시간으로 5일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1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7만명 증가를 크게 웃돈 수치다.

이에 연말 대비 올해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대폭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년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68.3%로 집계, 지난주 86.7% 대비 대폭 하락했다. 작년말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덩달아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도 커졌지만 새해 들어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도 후퇴하고 있다.

특히 11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를 키우는 이벤트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부터 주요 선도금리에 한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시작해 두 차례 이상 금리 인하 전망으로 바뀌었으나 1월 금통위는 이러한 경계감을 키울 것”이라며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수출 증가율과 12월 반등한 소비심리 등 국내 성장 경로가 양호하고 아직 물가가 높아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미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금융투자협회
◇국고채 3년물, 이달 상단 3.42%까지 열려 있어

전문가들은 1분기까지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돌려지면서 국고채 금리의 상승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 상단을 3.4%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관측이다. 현재 금리보다 10bp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조정은 1분기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시장이 지난해 연말 과하게 달린 부분을 불가피하게 되돌리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은 금리 인하 시기가 3분기 정도로 전망되다보니 국고채 3년물 금리 상단을 3.42% 정도로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은 4.15%로 제시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국고채 3년물 상단을 3.30%로 제시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 조정이 나올 만한 시기였다”고 전했다.

다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평가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내 미국 경제지표가 빠르게 망가질만한 요인들을 찾기 어렵다”며 “2월까지는 정체 또는 되돌림이 발생하는 구간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굵직한 이벤트에서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 얘기를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해서야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시장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1분기에는 물량 부담도 커지는 시기다. 작년말 국고채 발행량이 급감했으나 올 1분기에는 발행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1분기 국고채 발행량 범위가 42조5000억원~47조2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달 11조원이 발행 예정인 상황에서 2~3월에는 1월보다 발행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2~3월 적어도 발행 물량이 34조원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심리적으로 불편한 시기”라고 말했다. 미국 셧다운 공포도 끝나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는 1월 29일 차입 계획을 발표한다.

유준하 (xylit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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