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시신과 스킨십’ 장례축제에 “내 죽음도 이랬으면”(태계일주3)[어제TV]

서유나 2024. 1. 8. 05: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 캡처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 캡처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이방인으로서 마다가스카르의 축제같은 장례 의식을 지켜본 방송인 기안84가 자신의 죽음도 생각했다.

1월 7일 방송된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 6회에서는 기안84, 빠니보틀, 덱스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세 번째 여행지인 안치라베까지 3인 3색 솔로 여행을 즐겼다.

이날 빠니보틀, 덱스와 헤어진 기안84는 마다가스카르 전통 장례의식 '파마디하나'를 체험하러 갔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그림까지 그려 봉투를 사 부조금을 챙긴 기안84는 택시를 타고 약 2시간을 달려 파마디하나가 열리는 장소에 도착했다.

그시각 덱스는 이쿠파 강의 자연 빨래터에서 손빨래를 했다. 이때 덱스는 옷을 자주 빨지 않는 기안84 옷까지 챙겨 빠는 훈훈한 우정을 자랑했다. 덱스는 기안의 애착 셔츠를 바위에 퍽퍽 내려치며 "죽어! 죽어! 세균 죽어!"라고 외치는 박력 넘치는 빨래 쇼로 현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세균을 확실하게 죽이며 빨래를 마친 덱스는 안치라베로 향하기 위해 프리미엄 택시부르스(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덱스에겐 어김없이 옆자리 승객들의 호의가 향했다. 덱스와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며 같은 음료수를 마신다는 것만으로도 공감대를 나누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빠니보틀은 "저게 뭘 별거라고. 물이 같을 수도 있지!"라며 유독 이상하게 분노했다.

그는 "어떤 안 좋은 일 있었냐, 이동할 때"라는 쌈디의 질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스포니까"라며 말을 줄였는데. 이후 빠니보틀이 이동 중 겪은 역경(?)이 공개됐다. 가장 먼저 일반 택시부르스를 타는데도 프리미엄을 탄 덱스와 똑같이 2만 아리아리를 내며 바가지를 당하고 시작한 빠니보틀.

승합차에 오른 빠니보틀은 외모만으로 호의를 산 덱스와 달리 굴욕적 대화 거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친해지기 위해 승합차 승객들에게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사서 돌려야 했다. 거기다 간식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빠니보틀은 어마어마한 차 밖 상인들의 대시(?)를 받으며 기안84를 능가하는 '호탕한 구매자'(호구)에 등극해 웃음을 유발했다.

반면 덱스의 여행길은 안락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빠니보틀과 다르게, 덱스는 심지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두 소녀 승객을 우연히 만나기까지 했다. 스트레이 키즈 팬이라는 소녀는 덱스와 차에서 내내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면서 여자친구가 없다는 덱스에게 "잘생겼는데 왜 솔로야", "많이 예뻐요"라고 칭찬을 건넸다.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기안84조차 "못 보겠다"며 시청을 거부했다.

한편 기안84는 이방인으로서 실례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파마디하나 현장에 들어섰다. "장례식이 아니고 장례 축제 같은 것"이라는 빠니보틀의 말처럼 기안84는 익숙한 마을잔치 냄새부터 맡았다. 엄숙한 우리나라 제사와 달리 가판대에 악단까지 있는 축제의 현장, 마을 사람들은 들썩들썩 몸을 흔들었고 기안84는 조심스럽게 스텝을 밟으며 의식에 동참했다.

어느새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어울리기 시작한 기안84는 "이곳에서 기분이 다운돼 있으면 굉장한 실레"라고 설명했다. 영상 속에선 우리나라 한여름 같은 날씨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조상님들 좋은 곳으로 가세요! 조상님들 고생 많았습니다! 저승 가서도 편하게! 해피 해피 저승. 근심 걱정 없는 저승으로. 조상님들, 붐샤카라카!"라며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파마디하나를 즐기는 기안84의 모습이 그려졌다.

야무지게 행사 음식까지 챙겨먹은 기안84는 이후 파마디하나 행렬에 동참, 시신들을 무덤 밖으로 꺼내는 장면도 직접 보게 됐다. 7년 만에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시신을 변함없이 밝은 얼굴로 맞이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엄숙하기만한 우리나라 장례의식과는 무척 다른 듯했다. 기안84가 흔치 않게 "시신이 나왔는데도 이렇게 춤을 (추네)"라며 놀랄 정도.

그러던 중 기안84는 흥겨운 분위기 속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특히 기안84의 눈길을 사로잡은 왜소한 시신을 품에 안고 우는 여성. 기안84는 "(고인이 여성의) 자녀였던 것 같다"며 "그때 조금 묘했다. 여성분이 (시신을) 낚아채듯이 가져가서 막 우시더라. 아 이게 기쁜 게 아니라 그냥 텐션을 기쁘게 유지하려는 거지 슬픈 사람은 슬프겠다 (싶더라)"고 속내를 밝혔다.

기안84는 시신과 잠시 시간을 갖고 이어 천갈이를 직접 하는 장면을 군대의 면회 시간에 비유했다. 그러곤 "우리나라는 산소나 납골당 가면 (고인을) 만질 수가 없잖나. 사진이나 보고 유골함 보고 그게 다인데 이분들은 스킨십이 있더라. 아직은 이승, 저승 그 사이에 있는 느낌. 안고 한참을 계시더라. 울고 얘기하고. 시신을 직접 꺼내서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 좀 더 원초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느낌이더라"고 털어놓았다.

장도연이 "북적북적 다같이 애도하니까 좀 덜 외로울 수도 있겠다"고 공감하는 가운데 기안84는 "죽었다고 해서 완전히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더라"며 "만약 언젠가 저도 그랬을(죽었을) 때 이런 느낌으로 해도 나쁘지 않겠다(싶더라)"고 고백했다. 기안84는 "근데 본질은 똑같았다"면서 "보통 한국 사람들은 장례식에서 우는데 마다 사람들은 즐거워했다. 제 생각엔 아주 좋은 문화 같다"고 파마디하나를 직접 눈으로 본 소감을 전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