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에 대출채권 팔아치운 카드사들…매각 이익만 53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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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가 지난해 한해 연체 고객의 채권을 외부에 팔아 벌어들인 금액이 5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가 취득한 대출채권매매이익은 총 531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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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가 지난해 한해 연체 고객의 채권을 외부에 팔아 벌어들인 금액이 5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전보다 2배 뛴 규모다. 채권을 팔지 않고 받기로 한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이지만 업황 악화에 채권을 매각해 수익을 보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가 취득한 대출채권매매이익은 총 5311억원이다. 일부 카드사가 4분기에 대출채권을 추가로 매각한 것으로 확인돼 12월말을 기준으로 하면 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채권매매이익은 카드사의 대출 상품인 카드론·현금서비스 채권을 외부에 팔아 남긴 이익이다.
대출채권매매이익의 규모는 불과 1년 만에 2배 늘어났다. 2022년말 8개 카드사의 대출채권매매이익은 2642억원이었다. 2021년말에도 223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업계 상위권 카드사인 현대카드와 중·하위권인 롯데·우리·하나카드 모두 매각 규모를 늘렸지만 특히 신한카드의 증가폭이 컸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9월말 대출채권매매이익은 943억원으로 카드사 중 2번째로 컸다. 2022년말엔 이 금액이 1억원에 불과했다.
현대카드도 2022년말 397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806억원으로 매각 규모가 1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 역시 386억원에서 783억원으로 이익이 103% 늘었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지난해 9월말 각각 1537억원, 915억원의 대출채권매매이익을 올렸다. 2022년말 대비 롯데카드는 62%, 우리카드는 57% 증가했다.
카드사는 아직 회수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당장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대출채권 매각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채권을 보유한 채 직접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임에도 당기순이익을 올려야 해 매각에 나선 것이다. 8개 카드사의 지난해 9월말 당기순이익 2조426억원 중 대출채권매매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이른다. 영업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우리·하나카드는 이 비중이 각각 81%, 62%에 달한다. 이 외 △롯데카드 42% △현대카드 36% △신한카드 20% △KB국민카드 12% 등이다.
이런 방식의 이익 보전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카드사는 업황 악화로 대출채권 매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 8개 카드사의 지난해 9월말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0% 축소했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사가 매매한 대출채권은 완전히 부실해진 채권이 아니라 대부분 연체가 길게 진행되지 않아 회수 가능성이 남은 채권"이라며 "그럼에도 매매이익을 순이익에 반영하기 위해 매매 규모를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권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져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채권을 매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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