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치과 가면 눈 뜨고 코 베이는 기분

박미주 기자 2024. 1. 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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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치과의사 김광수씨의 양심선언이 화제가 됐다.

그는 "장사를 잘하는 치과에 가면 멀쩡한 치아도 나쁜 충치가 된다"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아말감 충전 치료는 권하지 않고 그보다 20~30배 비싼 금·인레이 치료부터 권유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성 의원이 받은 국민건강보험의 급여적용 항목별 충치 치료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말감 충전으로 충치를 치료한 건강보험 청구 건수는 2017년 163만5967건에서 지난해 57만6647건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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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투데이

얼마 전 치과의사 김광수씨의 양심선언이 화제가 됐다. 그는 "장사를 잘하는 치과에 가면 멀쩡한 치아도 나쁜 충치가 된다"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아말감 충전 치료는 권하지 않고 그보다 20~30배 비싼 금·인레이 치료부터 권유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건강보험 적용 재료인 아말감 충전재 충치 치료 건수가 5년 새 65% 급감했다. 이종성 의원이 받은 국민건강보험의 급여적용 항목별 충치 치료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말감 충전으로 충치를 치료한 건강보험 청구 건수는 2017년 163만5967건에서 지난해 57만6647건으로 감소했다. 또 다른 보험적용 충치 치료재인 글래스 아이오노머 시멘트(GI)를 포함한 급여 적용 충치 치료 건수는 2017년 901만481건에서 지난해 807만3927건으로 5년 새 10% 줄었다.

아말감 충치 치료의 가격은 5000~1만5000원가량, GI는 1면 기준 1만~1만7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치과 병·의원에서 충치 진료를 할 때 보험 재료를 아예 언급하지 않거나 아말감을 취급하지 않는 치과가 상당수다. 건보공단에 요양급여비를 청구한 치과 병·의원은 총 1만9160개소인데 이 중 71%에 달하는 곳들이 아예 아말감 진료를 하지 않았다. 환자에게 선택권이 없는 셈이다. 환자들은 대신 비싼 금 등을 활용한 치료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다. 금(인레이·온레이 포함) 가격은 서울 기준 평균 35만4946만원인데 70만원을 받는 곳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치료 시 어떤 충전재를 쓸지는 치과의사의 판단에 달려 있고 아말감 치료를 하지 않는 것 등은 불법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아말감 진료를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의 진료 거부로 볼 수 있다. 안전하다고 판단되지만 수은 논란이 있는 이유로 아말감 사용이 줄고 있다면 급여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논의도 필요하다. 또 치과 병·의원의 과잉 진료, 비싼 비급여 진료로의 유도 등은 단속을 통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약 근거 조항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 치과에 가면 눈 뜨고 코 베이는 기분이라는 소비자가 많은 것은 복지부가 이를 방치한 결과다. 일본의 경우 치과의원의 90% 이상이 건강보험 진료만 한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박미주 기자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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