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아 주식 받아라"…하락장 오자 바빠진 오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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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오너들이 지난 한 달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잇따라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오너일가가 보유 주식을 증여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0곳이다.
임직원들에 주식 증여를 결정한 제약바이오 사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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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온·한국콜마는 친인척, 엘앤씨는 임직원에
"절세효과·업계 반등 감안" 증여 기업 10곳 달해
국내 제약·바이오 오너들이 지난 한 달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잇따라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은 친인척뿐만 아니라 임직원까지 다양했다. 후계승계, 직원과의 성과 공유 등을 감안한 결정이다.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반등이 기대되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오너일가가 보유 주식을 증여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0곳이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바이오노트 이사회 의장은 장녀인 조혜임 에스디바이오센서 글로벌사업전략실 전무(마케팅 총괄)에 바이오노트 주식 500만주(지분 4.9%)를 증여했다. 증여가 이뤄진 날 종가 기준 221억5000만원 어치다. 승계를 감안한 증여로 풀이된다. 바이오노트가 에스디바이오센서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여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조 의장→바이오노트→에스디바이오센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조 전무는 이번 증여로 바이오노트 지분율이 6.59%가 돼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증여 부분은 조 의장의 개인적인 사항이라 회사 차원에서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회장은 자녀인 정보인씨, 정재원씨에 각각 100만주(총 200만주)를 증여했다. 증여가 이뤄진 날 종가 기준 총 132억원 규모다. 정 회장은 2022년 7월에도 두 사람에 보유주식 10만주씩(49억원 규모)을 증여했다. 이들은 1년 후인 작년 8월 보유주식 일부를 매도해 증여세 납부까지 마쳤다. 올해 또 한 번 증여가 이뤄지면서 2022년 초 각각 1%에 못 미쳤던 정 회장의 두 자녀 지분율은 현재 2% 중반대로 오른 상황이다. 같은 기간 정 회장의 지분율은 27.77%에서 22.07%로 떨어졌다.
정용지 케어젠 대표는 아들인 정연우씨에 36만1000주를 증여했다. 액수로 99억6360만원 규모다. 이에 따라 정연우씨 지분율은 0.05%에서 0.72%가 됐다. 정 대표의 지분율은 62.9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번 증여는 2003년으로 성년이 된 장남에만 결정됐다. 차남은 2006년생이다.
이외에도 지난달 류덕희 경동제약 명예회장 동생인 류찬희씨가 자녀와 손주들에 44만주를, 박동현 메지온 대표는 친인척들에 11만5000주를, 홍성소 신일제약 회장은 친인척들에 20만주를,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의 아내인 김성애씨는 친인척에 콜마비앤에이치 4000주 등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자녀, 친인척에 증여를 결정한 데는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회계사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증여가 이뤄줘야 세금 측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해 증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상장주식 증여 시 세금은 증여일 기준 전후 2개월 평균 종가를 기반으로 계산한 뒤 부과한다. 주가가 올라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지 않아 하락장에서 증여는 절세에 효과적이라 평가된다. 그동안 제약바이오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여파로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서 소외됐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제약바이오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임직원들에 주식 증여를 결정한 제약바이오 사례도 나왔다.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 3만주를 증여했다. 향후 2년간 매년 주식을 추가 출연한다는 계획이다. 지놈앤컴퍼니에서는 배지수, 박한수 대표가 우리사주조합에 31만7180주씩을 증여했다. 클리노믹스에서도 최대주주인 박종화 이사회 의장이 김병철, 정종태 각자대표를 비롯해 가족에 총 73만주를 증여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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