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음 도발은 NLL 남쪽 포사격... 육상에서 '양동작전' 우려
북한이 5일부터 사흘 연속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무더기로 포를 쐈다.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무력도발로 쐐기를 박았다. 남한을 '적대관계'로 규정한 터라 위협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NLL을 넘어 포사격을 감행하거나 동시에 육상으로 도발하는 '양동작전'을 벌이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합참 관계자는 7일 “북한이 서해 해상완충구역에 연달아 포사격을 하면서 완충구역은 명백히 무효화됐다”고 밝혔다. 9·19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5일 인천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192발, 6일에는 연평도 북서방에서 60발 넘는 포를 쐈다. 7일에도 연평도 북방에서 포사격을 감행했다.
우리 군도 5일 북한 도발 6시간 만에 서북도서 일대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재개했다. 특히 북한 포사격의 두 배에 달하는 400여 발을 쐈다. 9·19 합의를 먼저 어긴 북한을 향해 응징차원에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향후 상황도 녹록지 않다. 한미는 올 8월 북한의 핵사용을 상정한 첫 대응훈련을 실시한다.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맞선 훈련도 준비하고 있다. 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주장했다. 추가 도발을 예고한 셈이다.
북한이 노리는 도발장소로 NLL이 우선 꼽힌다. 완충수역에 이어 NLL 남쪽으로 포를 쏘거나 우리 해군 함정을 목표로 위협사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2010년처럼 연평도를 직접 공격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겠지만, NLL 이남으로는 얼마든지 포사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전례도 있다. 북한은 2014년 3월 31일 해안포와 방사포를 동원해 서해 NLL 수역에서 백령도 북동쪽 해상으로 8차례에 걸쳐 5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이 중 100여 발은 NLL 남쪽에 떨어졌다. 우리 군은 K-9 자주포로 ‘3배 응징 보복’ 원칙에 입각해 포탄 300여 발을 NLL 이북으로 쏘며 맞섰다.
북한은 같은 해 5월 22일 연평도 서남방 서해 NLL 이남 우리 측 해역에서 초계임무를 하고 있던 우리 해군 미사일고속함 근처로 해안포를 쏘며 위협했다. 당시 우리 함정은 함포 5발을 NLL 이북 북한 경비정 인근으로 발사했다. 이어 10월 7일에는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NLL을 900m가량 침범한 북한 경비정에 우리 해군 함정이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을 실시하자 수십 발의 함포 사격을 감행했다. 우리 군은 당시 함포 90여 발로 대응사격했다.
해군 관계자는 북한의 NLL 이남 도발에 대해 “대응 절차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도발의 상황과 강도가 어느 수준인지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결정한다”며 “(북한의 도발에) 비례해 되갚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국장도 “9·19합의가 이제 없어진 만큼 NLL이남에 북한 포탄이 낙탄하면 비례성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LL에 관심이 쏠리는 사이 북한이 육상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우리 영토로 포탄을 발사할 수도 있다. 앞서 2015년 8월 북한은 14.5㎜ 고사포 한 발과 직사화기 76.2㎜ 수발을 경기 연천군 서부전선 MDL 이남으로 발사한 전례가 있다. 당시 우리 군은 도발 상응지역을 향해 155㎜ 자주포탄 수십여 발로 대응 경고사격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연천군 육군 제5사단을 찾아 북한의 도발에 신속 대응하는 '선조치 후보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도발하면 즉각 보복 대응하고 나중에 보고해 주기를 바란다”며 “적의 도발 의지를 즉각 현장에서 단호하게 분쇄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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