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11월 대선 출마 자격’ 美연방대법, 판단하겠다는데…

[스피드 3Q]

미 연방대법원이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가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8월 트럼프가 2021년 ‘1·6 미 연방의사당 난입 사건’을 부추겼다며 내란 선동 혐의로 기소된 이후 민주당 성향 시민단체들이 각 주(州)에서 ‘트럼프의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소송을 낸 데 대한 조치다. 상당수 주는 ‘사법부가 대선 출마 자격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기각했지만, 민주당 성향이 강한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지난달 내란 선동 혐의를 적용해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측은 이에 불복해 이달 초 연방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트럼프의 상고 및 심리 요청을 받아들여 내달 8일 첫 구두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판결 쟁점 및 향후 전망 등을 세 가지 문답으로 정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각) 공화당 첫 경선이 열리는 아이오와주 클린턴에서 유세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Q1. 콜로라도주는 어떤 판결을 내렸나

지난달 19일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2020년 대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방해하기 위해 폭력과 불법적인 행동을 선동하고 장려했다”며 “미 수정헌법 제14조 3항에 따라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수정헌법 조항은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하거나 또는 그 적에게 원조를 제공한 자는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내란 선동’ 혐의를 적용해 그의 대선 출마를 제한하는 첫 판결이었다. 메인주 셰나 벨로스(민주당) 국무장관도 수정헌법 14조를 근거로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다른 주와 달리 메인은 주법에 따라 국무장관이 후보자의 공직 출마 자격을 우선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Q2.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전망은

연방대법원은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 아홉 명 중 여섯 명(대법원장 포함)인 ‘보수 절대 우위’ 구도다. 이 때문에 미 정가에선 트럼프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대법원이 콜로라도주 경선(3월 5일) 전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파기하거나, 판결과 심리는 진행하지만 최종 판결은 대선 이후로 미룰 가능성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 두 시나리오의 경우 트럼프가 출마하는 데 문제가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선거 분쟁’을 해결할 권한은 대법원이 아닌 의회 등에 있다며 판단 자체를 내리지 않는 방안도 있다”며 “(대법원이 판단을 유보할 경우엔)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이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그의 출마를 제한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Q3. 대법원의 결정은 트럼프 출마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나

콜로라도·메인주는 트럼프 출마 금지 결정의 효력을 항고 이후로 유예했다. 연방대법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은 판결의 효력이 계속 미뤄진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이들 주 투표용지에 이름을 여전히 올려놓은 상태다. CNN은 “콜로라도주뿐만 아니라 미 25개 이상 주에서 트럼프의 출마 자격을 판단하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법원이 콜로라도주 판결을 기각할 경우 트럼프는 출마에 문제가 없게 된다”고 했다. 반대로 대법원이 경선 전 콜로라도 대법원의 판결을 인용할 경우엔 트럼프가 출마 자격을 상실하고 각 주 경선 단계에 트럼프에게 던진 표는 모두 무효가 된다.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판결이 나오면 트럼프 지지자들이 반발하며 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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