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마이스가 미래 먹거리…엑스포 재도전이 동력 될 것”

안세희 기자 2024. 1.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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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계엑스포 유치에 실패했지만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교섭전에서 다진 역량과 네트워크는 바꿀 수 없는 부산의 자산이 됐다.

부산 상공계는 부산상공회의소를 선두로 물심양면 유치전에 힘을 보탰다.

유치전부터 시작해 개최 불발, 재도전 발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한 부산상의 장인화 회장에게서 엑스포를 통한 지역 경제인들의 성과와 염원을 들었다.

전 세계를 방문하며 부산에는 새로운 네트워크도 많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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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엑스포 백서…글로벌 허브로의 항해 계속 <2> 장인화 상의 회장 인터뷰

- 유치 과정서 다진 역량·네트워크
- 이대로 사장시키긴 아깝지 않나
- 부산과 경제교류 원하는 곳 많아
- 복합물류 허브 도약에 역할할 것

- 정부 연구개발비 파격 확대 필요
- 가업승계 요건 대폭 완화도 제안
- 청년들 지역서 역량 펼쳐줬으면

2030세계엑스포 유치에 실패했지만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교섭전에서 다진 역량과 네트워크는 바꿀 수 없는 부산의 자산이 됐다. 부산 상공계는 부산상공회의소를 선두로 물심양면 유치전에 힘을 보탰다. 전·현직 부산상의 회장이 나서 200억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았고, 부산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경제 교류에서도 기업인들은 협력을 약속하면서 상대 국가와의 거리를 좁혀왔다. 유치전부터 시작해 개최 불발, 재도전 발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한 부산상의 장인화 회장에게서 엑스포를 통한 지역 경제인들의 성과와 염원을 들었다.

부산상공회의소 장인화 회장이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상의 회장실서 진행한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엑스포 유치 재도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엑스포 유치 과정 백서 발간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만드는 백서와 별개로 지역 상공인이 차근차근 해온 과정을 정리하려 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정말 많았다. 어떻게 뜻이 모였고, 모금을 했으며, 시민 사회와 부산시가 발맞춰 노력했는지 지역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정리하려 한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달린 시간이다. 어떤 심정으로 함께 했나.

▶우리 부산은 불리한 여건임을 알고도 미래를 위해 도전에 나섰다. 가덕신공항 북항재개발 등 부산이 추진 중인 주요 현안이 모두 엑스포와 연계돼 있었다. 지역 현안 정점에 있는 사업인 만큼 유치 성공 시 부산이 압축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했기에 지역 경제계도 소위 ‘올인’ 전략을 펼 수 있었다. 아울러 엑스포 개최 파급효과는 부산이 미래 먹거리로 구상 중인 관광·마이스에 집중되기 때문에 절박했다.

-유치는 불발됐지만 성과가 있다면 무엇일까. 다듬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남았는데.

▶결과만 실패일 뿐 과정은 성공으로 평가하고 싶다. 우선 부산이 가진 ‘동북아 해양관광 허브’라는 브랜드 가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중앙정부와 대기업이 우리 주요 교역지역인 미주 유럽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군소 도서국가까지 180여개 국에 최고 수준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부산을 홍보했다. 이는 분명 부산이 관광·마이스산업을 육성하고, 복합물류 허브로 나아가는 데 역할을 할 것이다. 지역 수출기업의 해외 시장 공략에도 긍정적일 것이고. 아울러 진행이 더뎠던 가덕신공항 건설과 북항재개발 사업이 진척을 보였다.

전 세계를 방문하며 부산에는 새로운 네트워크도 많이 생겼다. 우리가 상대국을 찾고, 그 국가에서 또 부산을 찾으면서 채널이 생긴 것이다. 대화를 나눠보면 많은 국가의 첫 번째 관심사는 ‘경제’였다. 특히 IT 수소 배터리 전자통신 로봇 등 신사업에 관심이 많고, 우리가 앞선 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교류를 원했다. 양국 상공회의소 간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바탕으로 지속 협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재도전 의지를 밝혔는데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는 등 반응은 분분하다.

▶애초 우리가 왜 엑스포를 유치하려 했나. 부산이 미래로 나아갈 동력을 확보하는 압축 성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유치전을 통해 거둔 성과를 이대로 사장시키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평창도 세 번 만에 유치하지 않았나. 부산 미래가 관광·물류 산업 육성에 달린 만큼 여전히 엑스포 개최는 가치가 큰 선택지다. 부산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성과도 거두기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패라고 받아들이면 실패로 끝나겠지만, 실패를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험으로 삼으면 성공의 초석이 될 것이다.

-부산의 관광·마이스 산업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부산상의의 복합리조트 재추진도 그 일환인가.

▶부산형 복합리조트는 엑스포가 유치됐다면 자연스럽게 추진되었을 사업이다. 엑스포는 관광·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한 최적의 해결책이라 판단했다. 일본이 2025년 오사카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일본 전역에 3개의 복합리조트 허가를 내줬다.

현재 글로벌 관광산업은 복합리조트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상의 차원에서 지역 현실에 맞는 부산형 복합리조트 건설 등 여러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복합리조트는 거대한 관광자원인 동시에,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곳이다. 가까운 일본이 개장을 앞둬 관광수지 측면에서 부산의 피해도 자명한 만큼 우리도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

-대통령도 부산의 글로벌 허브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부산은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지역 경제계가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

▶대기업 하청업체로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정부 연구개발비 예산의 80% 가까이가 수도권에 배정되고 있다.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R&D 역량이 떨어지는 지역 기업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 연구개발비의 파격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가업승계 요건 완화도 제안한다. 특히 1세대 제조기업 비중이 높은 부산에선 세대교체와 사업 다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우회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방 기업에 이 조건을 완화해 준다면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민께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지역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에 따뜻한 응원을 당부드린다. 특히 지역 경쟁력은 인재 확보에 달려있다. 지역에도 우수한 기업이 많이 있는 만큼 청년들이 지역에서 역량을 발휘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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