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손자 이어 사위까지… 금배지 노리는 ‘정치 금수저’들

박상기 기자 2024. 1.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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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무현의 ‘오른팔’ 이광재
정치 1번지 종로 출마하려다
노무현 사위에게 후보 양보

서울 종로 출마를 준비하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5일 “곽상언 변호사를 응원하기로 했다”며 종로엔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이 전 총장이 ‘사위’ 곽 변호사에게 양보한 것이다.

여의도 반응은 냉소적이다. 종로는 정치 1번지로 불리며 대권을 꿈꾸던 인사들이 앞다퉈 출마했던 곳이다. 곽 변호사에게 ‘노무현 사위’ 수식어를 빼면 어떤 정치적 경쟁력이 있을까. 이 전 총장이 ‘의리’를 내세워 출마를 포기하자 야권에선 전부터 있던 권양숙 여사의 영향력 행사에 대한 말들이 다시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해 첫날 봉하마을에 내려가 권 여사를 만났고, 곽 변호사는 집 앞에서 이 대표를 맞았다.

총선에 출마하는 정치인 2세, 3세는 여럿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비례 의원은 출마 지역을 탐색하다 민주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대승한 서울 강서갑을 골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출신 학교 등의 연고가 없는 부산 서·동구에 출마한다. 9선을 한 YS가 7선을 했던 지역이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은 지난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했고 이번에 재도전한다.

한국 정치사에 ‘2세 정치’는 늘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후보 개인의 역량과 비전이 ‘누구의 아들, 손자, 사위’에 앞섰다. 하지만 최근 이렇다 할 경력도 없는 ‘정치 금수저’들이 뚜렷한 성취도 없이 무임승차하려는 것은 세습 정치가 만연한 일본을 연상케 한다. 일본 비판하던 사람들이 일본 정치의 가장 후진적 부분부터 따라하고 있다.

총선이 다가오자 출마 문을 두들기는 사람이 넘쳐난다. 출마가 일상인 정치 낭인도 있지만 자기 영역에서 벽을 느껴 정치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이 가족에 친구, 8촌까지 동원해도 정치권 유력 인사와 10분 면담 잡기도 어렵다. 누구의 아들도 모자라 이제 누구의 사위까지 여의도 가는 ‘공짜 표’를 발급받는 건 정치의 큰 후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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