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렴도 꼴찌로 경기도민 망신 준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의 내홍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야 갈등으로 개원이 지연돼 빈축을 샀다.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치며 공회전했다. 78 대 78 동수가 갈등을 낳는 악수가 됐다. 이게 끝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내부 갈등으로 허송세월했다. 대표 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으로까지 갔다. 모든 도민이 다 알고 있는 얘기다. 신년 초부터 새삼 꺼내들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과거를 끄집어내게 하는 소식이 생겼다. 청렴도 평가에서도 전국 꼴찌를 했단다.
허구한 날 싸움만 하더니 청렴도까지 꼴찌를 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한 건 국민권익위원회다. 청렴도 개선을 존립 근거로 삼는 국가기관이다. 지난 4일 발표한 ‘2023년 지방의회 청렴도 측정 결과’다. 여기서 경기도의회가 종합청렴도 5등급을 했다. 강원도의회와 함께 전국 꼴찌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3년부터 실시해 오는 조사다. 관련 단체·전문가 등 3만4천명을 설문해 평가한다. 당연히 A등급도 있다. 올해는 경북도의회가 1등이다.
5등급보다 더 심각한 건 그 내용이다. 조사된 부패경험률의 내용이 상당히 충격이다. 인사 관련 금품(2.31%), 의정 활동 관련 금품(3.08%), 미공개 정보 요구(6.25%), 심의 의결 개입 압력(18.75%),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21.88%), 계약업체 선정 관여(6.15%)다. 계약 업체 선정 관여 부분을 제외한 모든 경험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관련 기관·공직 사회가 답한 것이다. 직접 경험했거나 보고 들은 경우다. 언제든 불거질 수 있어 보인다.
그런데도 도의회 관계자가 한 변명이 이상하다. “그동안 부패로 적발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권익위 조사의 취지를 모르고 있나. 아니면 일부러 다른 소리를 하는 건가. 도의회를 가장 가까이에서 겪는 기관에서 조사한 자료다. 방대한 조사원과 과학화된 방식으로 만든 국가 자료다. 이런 평가를 두고 왜 형사사건 유무를 꺼내나. 더구나 똑같은 조사인데 당당한 A등급이 있잖은가. 경북도의회, 동해시·동두천시·광양시의회 A등급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인사와 관련해 금품을 요구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미공개 정보를 요구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부당한 업무 처리를 강제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비위가 전국 의회에서 제일 많았다는 것이다. 망신이다. 흔히들 한 지방 정치 수준은 그 지방 주민 수준이라고 말한다. 경기도민의 망신이다. 반성하고 대책 내라. 억지 변명 짜낼 시간 있으면 청렴 교육 일정이라도 짜라. 청렴 교육 안 한 것도 지적받았다니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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