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94] 중국의 와인 굴기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부상하면서 프랑스 와인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지만 역사와 전통, 그리고 브랜드 파워에 있어서 와인의 맹주는 여전히 프랑스이다. 미국의 나파밸리 와인이나 칠레와 호주 같은 신대륙의 야심에 찬 젊은 도전자들이 프랑스 와인 양조의 기술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친 지 오십 년이 넘었지만 프랑스 와인의 아성은 여전히 굳건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도전자가 있다. 21세기 들어 중국의 와인 생산량이 세계 톱10 안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중국은 이제 와인 생산량을 넘어 세계 시장에 통용될 수 있는 명품 와인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야심에 불타오르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샴페인인 프랑스의 모엣 샹동이 중국 서북부 닝샤후이 자치구에서 내수용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지 올해 십 년이 되었다. 보르도의 그랑크뤼급 와이너리를 중국 자본이 사들이는 것도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시진핑 주석까지 이를 독려하는 가운데 2035년까지 연간 6억 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내수용만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품질을 만들려는 목표를 세웠다.
2022년 중국에서의 프랑스 와인 소비가 급감하자 프랑스의 저가 와이너리의 연쇄 도산이 이어지는가 하면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중국을 지목하여 보복 관세의 역공을 받은 호주의 대표적인 와이너리 펜폴즈는 2022년에 중국 윈난성에 지사를 설치하고 와인 생산에 들어갔다.
고작 열여섯 살의 나이에 스타의 꿈을 비꼬는 문제작을 발표한 노스 캐롤라이나 출신의 인디 뮤지션 조나 워드는 이렇게 말한다. “난 이게 싫어/그릇된 자신감/날 방어하는 벽이지만/사실 스스로를 믿기 위한 것이면서/아무도 내게 진짜 관심 없다는 사실을 숨겨주는 벽이지(I hate this/False confidence/Walls of defense/But I do it so that I can make myself believe/and hide the fact that no one really cares about me).” 과연 중국의 와인도 이 노랫말처럼 될 수 있을까? “내게 1년만 주면 그땐 와인과 치즈로 만찬을 즐기고 있을 거야(Just give me a year and I’ll be dining on some wine and che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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