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마침내 왔다' KIA 새 외인 향한 찬사 조명, 복덩이 활약으로 돌려줄까

김동윤 기자 2024. 1.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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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윌 크로우. /AFPBBNews=뉴스1
윌 크로우. /AFPBBNews=뉴스1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30)가 1선발급 기량뿐 아니라 팀 케미스트리 조성에도 타고난 인격적인 부분도 재조명받으면서 2024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KIA는 7일 "우완 크로우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소식이었다. 1월 7일까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외국인 투수 두 자리를 모두 채우지 못한 팀은 KIA가 유일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갈수록 좋은 선수를 어려워지는 외국인 선수 시장과 외국인 투수 실패 역사를 끊어내고픈 KIA의 의지가 주된 이유였다.

이번 겨울 KBO리그 10개 팀은 7일 시점에서 계약이 완료된 27명의 외국인 선수 중 17명(64%)이 KBO리그 유경험자일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못했다. 가뜩이나 마이너리그 규모가 축소되면서 KBO리그로 오는 선수 풀 자체가 좁아졌는데 몇 년째 변하지 않는 새 외국인 선수 100만 달러 상한제는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KIA는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답을 기다렸다. 최근 KIA 외국인 선발 투수들은 이닝 이팅이라는 기본적인 역할조차 해주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가 팀 내 최다 이닝을 소화한 것이 2017년 헥터 노에시의 201⅔이닝이 마지막이었고, 170이닝 이상 소화한 외국인 투수도 174이닝의 2018년 헥터였다. 교체 없이 외국인 선발 두 명으로 풀 시즌을 치른 것조차 2020년 애런 브룩스-드류 가뇽이 마지막이었다. 그 때문에 KIA는 불펜 투수보단 메이저리그에서는 불펜이더라도 트리플A에서는 선발 경험이 풍부한 선발 자원을 데려오려 했고, 그 기다림의 결실이 크로우였다.

윌 크로우./사진=KIA 타이거즈

크로우는 2017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됐다.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202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돼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2021년 당시 성적은 26경기(25선발) 4승 8패 평균자책점 5.48, 116⅔이닝 111탈삼진. 이후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통산 94경기(29선발) 10승 21패 평균자책점 5.30, 210⅔이닝 196탈삼진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75경기(59경기) 21승 16패 평균자책점 4.01, 321⅓이닝 274탈삼진으로 선발 투수로서 활약이 더 두드러졌다.

KIA는 크로우에게 1선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구단에 따르면 키 185㎝, 몸무게 108㎏의 큰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이 특기다. 이번 영입을 추진한 KIA 심재학 단장은 "크로우는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 투수로,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인 선수이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만큼 경험이 풍부해 구단 선발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은 그의 몸 상태다. 계약 과정은 순탄했으나, 메디컬 테스트를 꼼꼼하게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다. 크로우는 지난해 11월 시즌 종료 후 피츠버그로부터 방출당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어깨 부상이었다. 4월 5경기에 나선 이후로는 어깨 통증으로 6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7월 20일 지명할당 처리 후에는 피츠버그 트리플A 팀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 배정돼 14경기 27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그만큼 메디컬 테스트에 공을 들였기에 지난해 그의 발목을 잡았던 어깨가 올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KIA의 판단이다.

윌 크로우. /AFPBBNews=뉴스1

사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을 날린 건 크로우 입장에서도 아쉬웠다. 지난해 2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인터뷰에 따르면 크로우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통해 힘과 지구력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는 것으로 운동 루틴 자체를 확 바꿨다. 38경기(51⅔이닝) 평균자책점 3.31로 좋았던 2022년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 22경기(24⅓이닝) 평균자책점 6.66으로 무너진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해결책이었다.

MLB.com이 주목한 크로우의 진가는 이러한 향상심만이 아니었다. MLB.com은 "크로우는 젊은 피츠버그 클럽하우스에서 친화력 좋은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통계에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팀 케미스트리와 문화에 크게 기여하는 특성"이라며 데릭 셸턴 전 피츠버그 감독의 말을 함께 소개했다. 셸턴 감독은 "크로우는 사교적인 사람이다. 그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대한 존중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그가 얼마나 피츠버그에서 사랑받는 존재인지는 떠날 때 그의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크로우는 지난해 11월 피츠버그에서 방출 후 장문의 인사를 피츠버그 팬들에게 남겼고, 많은 팬의 축복을 받았다.

분명 KIA가 크로우를 데려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선수라는 평가가 벌써 나오고 있다. KBO리그에서는 경쟁력 있는 직구 구속에 베이스볼 서번트 기준 모든 변화구 구종의 헛스윙 유도 비율이 22%가 넘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기량을 갖췄다. 거기에 검증받은 친화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 복덩이 활약으로 돌려줄지 벌써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윌 크로우. /AFPBBNews=뉴스1
윌 크로우. /AFPBBNews=뉴스1
윌 크로우. /AFPBBNews=뉴스1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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