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보고 놀란 대중, 강경준 보고 “중립기어”[스경연예연구소]
대중이 달라졌다.
사랑꾼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배우 강경준이 상간남 소송에 휘말려 충격을 안긴 가운데, 많은 누리꾼들이 “중립 기어 박겠다”(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란에 휘말린 스타를 무턱대고 비난하지 않고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동아닷컴은 배우 강경준이 지난해 12월 26일 같은 부동산 중개업체에 재직중인 여성 A씨 남편으로부터 상간남으로 지목돼 5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강경준 소속사 케이스타글로벌 측은 “배우가 오늘 소장을 받았다”며 “내용을 보니 서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 순차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경준은 결혼 과정부터 드라마틱했다. 2013년 KBS 드라마 ‘가시꽃’에 출연해 상대배우인 장신영과 5년간 열애한 뒤 2018년 5월 결혼식을 올렸다. 장신영은 재혼으로 전 남편 사이에서 얻은 아들도 있어 강경준 집안에서 장신영과의 결혼을 반대했으나 두 사람은 사랑으로 극복했다.
강경준은 이 과정을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을 통해 공개했다. 아내는 물론 첫째 아들 정안을 친자식처럼 돌보는 모습으로 호감을 샀고, 연예계 대표 사랑꾼으로 등극했다. 이후 둘째 아들 탄생 후 KBS2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 화목한 재혼 가정으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대중은 강경준의 상간남 피소 소식에 놀라면서도,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실명 보도 한 매체에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강씨가 ‘슈돌’에 두 아들과 모친 등 가족과 함께 출연했던 만큼 어린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해당 사실을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보였다.
이는 최근 배우 고(故)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혹이 경찰발 언론 보도를 통해 마치 기정사실로 받아들졌고, 사이버렉카에 의해 이슈가 더욱 부풀려지며 결국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진 선례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많은 이들은 “그가 죽을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도 큰 비난을 받았고, 그렇게 죽게 된 것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중이 연예인의 사생활로 여론심판 하는 것은 크게 경계해야할 일이다. 고 이선균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던 가수 지드래곤, 2016년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던 배우 이진욱도 다행히 혐의는 벗었지만, 수사 받는 내내 악플과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 강경준 사건에 대중 스스로가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한 반에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가 있다면 “하지 말라”고 용기 있게 말하는 아이가 있고, 이를 동조하는 다수의 아이가 있어야 학교 폭력을 막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 이선균 사건을 가십성 이슈로 소비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한 김이나 작사가의 SNS 글이나 “중립 기어 박겠다”는 몇몇 누리꾼의 외침은 가짜뉴스와 사이버렉카가 판치는 지옥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 희망의 빛과도 같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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