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 머네아와 2년 계약… 류현진 행선지 하나 지워졌다, 보라스 속셈 있나

김태우 기자 2024. 1. 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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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츠와 2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한 션 머네아
▲ 선발 보강이 필요했던 메츠는 오랜 기간 견실한 선발로 활약했던 머네아를 낙점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발 로테이션 보강을 노리고 있던 뉴욕 메츠가 좌완 션 머네아(31)와 계약하며 한 자리를 마저 채웠다. 그간 류현진(37)과 연계되어 있던 메츠가 류현진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한 가운데, 머네아와 류현진의 에이전시가 같다는 점에서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전략에도 관심이 몰린다.

‘뉴욕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중 하나인 존 헤이먼은 ‘메츠와 머네아가 계약했다’고 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아직 공식발표가 되지는 않았으나 2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8억 원) 수준의 계약이며, 2024년 시즌 뒤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머네아는 이번 오프시즌 내내 메츠와 연결됐던 투수 중 하나다. 현지 언론에서는 메츠가 좌완 선발이 필요하며,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아닌 이상 이번 오프시즌에 선발 보강을 위해 많은 돈을 쓰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 메츠는 야마모토(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 영입전에서 다저스에 패한 이후 선발 시장을 관망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야마모토는 구단의 장기적인 관점에 부응할 수 있는 젊은 투수지만, 이제 시장에 남은 투수들은 그만한 젊음이 없다는 게 고민으로 보였다.

하지만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의 이적 공백이 있는 메츠는 당장 선발 로테이션을 메워줄 적당한 중간급 선발 투수가 필요했다. 이에 ‘뉴욕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 머네아, 그리고 이마나가 쇼타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했다. 이마나가의 몸값이 1억 달러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오자 오히려 머네아와 류현진이 메츠와 더 가깝다는 관측도 꾸준히 나왔다.

실제 헤이먼은 지난 4일 세 선수가 모두 메츠와 연계되고 있다고 밝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메츠가 트레이드 시장을 제외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세 선수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일단 메츠는 머네아를 선택하면서 보강에 성공했다. 1년 뒤 옵트아웃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메츠 역시 머네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메츠가 기초를 다진 뒤 2~3년 뒤 본격적으로 달릴 것이라는 현지의 관측을 뒷받침한다.

◆ 한때 김하성 동료였다, 메츠 선발 보강 저렴하게 마무리?

머네아는 2013년 캔자스시티의 지명을 받았으며 2016년 오클랜드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금까지 꾸준하게 선발로 뛰고 있는 견실한 좌완이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는 샌디에이고로 이적했고, 2023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96경기(선발 166경기)에서 65승56패 평균자책점 4.10이다. 통산 1000이닝 이상을 던진 베테랑 투수다.

통산 세 차례(2017‧2018‧2021)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경력이 있고 2021년에는 32경기에 나가 11승10패 평균자책점 3.91로 활약하기도 했다. 다만 샌디에이고 이적 후부터는 성적이 다소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나며 불펜에서 뛰기도 했다. 지난해는 37경기(선발 10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하지만 언제든지 선발로 복귀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은 끝에 이번 계약에 골인했다.

▲ 경력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바깥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하는 션 머네아
▲ 머네아는 좌완이 부족했던 메츠 선발 로테이션에 균형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머네아는 오클랜드에서 메이저리그 경력을 시작했고, 이후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를 거쳤다. 경력의 전부를 캘리포니아주 연고팀들에서 보낸 셈이다. 머네아는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처음으로 캘리포니아를 벗어나며, 환경이 제법 다른 동부의 뉴욕에서 재기에 나선다.

연간 1400만 달러 계약은 경력의 내리막이 있었던 머네아에게 나쁜 조건은 아니며, FA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다시 확인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만약 실제 메츠가 머네아와 류현진을 비교했다면 두 가지 이유에서 머네아의 손을 들어줬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건강할 때의 기준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머네아보다 더 좋은 투구 퀄리티를 보여주는 선수다. 하지만 머네아가 류현진보다 5살이 어리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근래 들어서는 큰 부상도 없었다. 머네아는 2021년 179⅓이닝, 2022년 158이닝, 지난해는 117⅔이닝을 던졌다.

메츠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릴 당시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를 동시에 영입해 대권 도전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두 예비 명예의 전당 투수에게 연간 기준으로 리그 최고의 대우를 해줬다. 하지만 시즌 중반 월드시리즈 우승은커녕 지구 우승도 어려워지자 팀의 방향성을 수정했다. 당장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에는 팀의 내실이 약하니, 일단 이를 다져놓고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그 내실 다지기 시점을 1~2년 정도로 보고 있다. 그때 상황을 보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면 거금을 들여 슈퍼스타를 영입하고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메츠는 그럴 만한 자금적 여유는 충분하다. 스티브 코헨 구단주는 자신이 사랑하는 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는 그림을 꿈꾸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아낌없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여전히 지구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며,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고 새 감독 체제의 새로운 분위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과제는 있었다. 이에 슈어저와 벌랜더가 빠져나간 선발 두 자리 정도는 메워야 하지 않느냐가 대체적인 시각이었고 메츠는 실제 그렇게 했다. 현재 메츠는 에이스인 센가 코다이를 중심으로 호세 퀸타나, 아드리안 하우저, 루이스 세베리노, 타일러 메길로 선발 로테이션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여기서 머네아가 하나 더 포함됐다.

머네아는 일단 선발로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 불펜 경험도 있는 만큼 추후 활약상에 따라 보직 변경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여전히 선발 보강이 필요할 수는 있다. 올해 1년 계약을 한 세베리노는 숱한 부상 경력이 존재하는 선수다. 고점은 확실히 높은 선수지만, 한 시즌을 제대로 뛰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다. 한 번 아픈 선수는 계속 아픈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2024년도 건강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는 퀸타나도 마찬가지다. 기대를 모으며 팀에 입단했지만 지난해도 부상 탓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팀 추락의 원흉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하우저도 확실한 원투펀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경력에서 풀타임 시즌이 별로 없다. 메길은 아직까지는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풀타임으로 돌 정도의 경력은 아니다. 즉, 지난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 센가가 무너지면 메츠 선발진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머네아를 영입한 것은 그런 측면도 고려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최대한 보험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 메츠의 관심을 받았던 류현진은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뉴욕 메츠 센가 고다이.

◆ 메츠, 추가로 선발 보강할까… 보라스의 류현진 셈법은 무엇인가

헤이먼은 머네아의 이적 후 ‘머네아의 계약은 미래의 명예의 전당 선수인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를 유망주로 바꿔 보낸 작년 (트레이드) 마감 계약으로 인해 극도로 얇아진 로테이션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면서 ‘메츠는 이전에 밀워키 브루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아드리안 하우저를 영입했고, 전 양키스 출신 투수인 루이스 세베리노와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지난 오프시즌 움직임을 정리했다.

이어 ‘사우스포(좌완)인 머네아는 우완 센가가 전방에 배치되는 로테이션의 (좌우)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메츠 로테이션에는) 우완 세베리노와 하우저도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호세 퀸타나, 데이비드 피터슨, 조이 루체시도 선발 후보로 남아있는 가운데 머네아는 로테이션의 확실한 좌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헤이먼은 ‘메츠는 2024년에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의 영입 등 최근 행보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들은 센터라인의 수비력을 향상시켰고, 비록 2023년 시즌 개막 당시처럼 스타 선수들이 많지는 않지만 이제 그들의 로테이션은 더 탄탄해 보인다’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공교롭게도 머네아의 에이전트 역시 류현진과 같은 보라스 코퍼레이션이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현재 남아있는 선수를 기준으로 블레이크 스넬, 코디 벨린저라는 투‧타의 최고 FA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협상 과정에서 시장 상황을 누구보다 기민하게 캐치하고 있다. 머네아 협상 테이블에서도 여러 구단의 의중을 확인했을 것이고, 이는 류현진 협상에 이용될 수도 있다.

메츠가 류현진을 추가로 영입할지는 알 수 없다. 류현진과 비슷한 포지션의 머네아를 잡았기 때문이다. 헤이먼 역시 머네아의 계약을 전하면서 ‘메츠는 FA의 좌완 투수 2명, 류현진과 이마나가 쇼타와도 접촉하고 있다. 메츠가 로테이션을 계속 추가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 두 투수가 여전히 그들의 레이더에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면서 여지를 뒀다.

다만 메츠가 아니더라도 시장에 선발 투수가 필요한 팀은 줄을 섰으며, 머네아 계약 이후에도 선발 투수들의 사인 소식은 꾸준하게 나올 전망이다.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최대어인 블레이크 스넬이 스프링트레이닝 직전까지 버틸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등 선발 투수들이 자신들의 기대치보다 낮은 금액에는 움직이지 않으려는 양상도 보인다. 보라스는 초장기전의 대가로, 구단들이 끝내 백기를 드는 경우가 많았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었던 브라이스 하퍼가 대표적인 경우다. 보라스는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였던 하퍼의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초장기전을 선택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하퍼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불리할 것으로 여겼다. 선수도 스프링트레이닝을 앞두고 심리적인 여유가 필요하기에 결국은 선수 측이 백기를 들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매물, 많은 구단들이 원할 만한 매물을 가지고 있었던 보라스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 장기전의 대가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는 머네아 계약을 류현진 계약에도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 메츠행 가능성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선발 투수를 찾는 수요가 많다

보라스는 “하퍼의 적정 가치를 인정하는 제안이 올 때까지는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처음에는 그래도 1월에는 계약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보라스는 “3월까지도 기다릴 수 있다”며 큰소리를 쳤다. 당시 하퍼에 많은 구단들이 달려 들었는데, 구단들도 숨고르기를 할 정도였다. 결국 2월 중순에 이르자 가격이 슬금슬금 올라가기 시작했다. 총액 3억 달러 이상의 제안하는 구단도 적지 않았다.

끝내 하퍼는 여러 가지 좋은 조건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고를 수 있는 위치에 왔다. 결국 하퍼는 13년 총액 3억3000만 달러라는 초장기 계약에 합의하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계약을 마무리했다. 하퍼가 원했던 장기 계약이었고, 연 평균 금액은 예상보다 낮지만 그래도 3억 달러를 훌쩍 넘기는 메가딜이었다. 철저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구단들의 수요를 정확하게 인식한 보라스 측의 승리로 여기는 평가가 많았다. 스넬도 보라스의 이런 성향을 알고 있을 것이며, 머네아 계약을 마친 보라스는 이를 잣대로 류현진 계약도 움직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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