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메타버스’, 부실 운영에 유령 공간으로
[KBS 청주] [앵커]
코로나19 비대면 문화가 한창이었을 때, 다양한 가상 세계를 온라인에 구축하는 이른바 '메타버스'가 큰 주목을 받았었죠.
많은 시·군이 지역을 홍보하려고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했는데요.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요?
윤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기자기하고 옛스런 골목이 매력인 청주의 대표 관광지, 수암골.
청주시가 지난해 초, 5억 원에 달하는 예산으로 온라인에 구축한 메타버스 콘텐츠입니다.
가상 인물 아바타를 만들어 3차원 세계 곳곳을 거닐어봤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카페 이름과 주소 정도입니다.
제 때 업데이트되지 않아 식당 휴무일도 잘못 명시돼있습니다.
이용객은 하루 평균 40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최승우/청주시 내수읍 : "(실제) 수암골 모습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 느낌도 있고, 친구들한테 소개해 주기는 조금 민망할 것 같아요."]
증평군이 천 4백만 원을 들여 구축한 메타버스 청사.
군청 직원과 음성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사용해봤지만, 묵묵부답입니다.
1년간 업데이트 한번 없었고, 올해 운영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증평군 관계자 : "2~3년 안에 기술이 더 발전되면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힐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체계적인 중장기 운영 방안이나 구체적 활용 전략도 세우지 않은 채 무턱대고 메타버스 제작에 뛰어든 탓입니다.
[정혜경/건국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학과 교수 : "사용자의 니즈(수요)를 발견하고 난 다음에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냥 '예산은 나왔어, 메타버스가 유행이야, 그러면 이거를 만들자'…. 순서가 바뀐 거죠."]
우후죽순 생겨난 자치단체의 메타버스 콘텐츠.
부실 운영 탓에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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