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만기만 10조 원…은행은 왜 홍콩 ELS 판매에 열 올렸나?
[앵커]
홍콩 H지수에 연계된 주가연계증권 ELS 상품에 대한 수조 원대 손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현장 검사에 나선 가운데, 고위험 상품을 이만큼 판매한 은행권에 대한 질타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1년 초 12,000을 넘어서 고점을 찍었던 홍콩 H지수.
현재는 5,600대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움직이는 주가연계증권은 보통 만기가 3년으로, 투자자들은 눈 앞에 닥친 손실 위험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음성변조 : "2021년도 2월, 4월, 6월 해 가지고 국민은행에서 한 4억, 신한은행에서 한 3억 하면 7억 가입돼 있어요. 그런데 지금 상태로는 다 반 토막 이상 차이가 날 거예요. 지금 홍콩 지수 상태로는."]
올해 상반기에는 10조 2천억 원의 만기가 돌아옵니다.
특히 은행권 몫이 9조 원에 달합니다.
3년 전 고위험 상품을 은행에서 이렇게 많이 판매한 이유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자체 평가 기준, 핵심성과지표 배점을 지목했습니다.
KBS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수익성, 즉 수수료 수입을 많이 올리는 데 대한 배점은 300점에서 440점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불완전판매를 방지하는 데는 최대 100점을 배정했습니다.
수익률을 높여야 평가를 잘 받고 정직하게 판매한 데 따른 가점은 낮아 고위험 상품을 파는 데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영업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을 너무 크게 잡다보니까, 경쟁에 내몰리게 되고요. 그래서 영업 실적뿐만 아니라 사고 예방 관련된 지표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금감원은 2021년 미-중 갈등이 불거져 홍콩 증시의 앞날이 불투명했는데 은행들이 판매 한도를 오히려 늘린 점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H지수 하락 폭을 고려하면 상반기에만 투자금 수조 원이 손실로 확정될 상황.
금감원은 주요 판매사 12곳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하고, 특히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민원조사도 병행합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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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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