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위기 못 버티고…‘그림자 금융’ 중즈그룹, 결국 파산 절차
40조원대 초과 부채에 무너져
당국, 시장 불안 리스크 직면
40조원이 넘는 초과 부채를 짊어진 중국 주요 ‘그림자 금융’ 회사 중즈(中植)그룹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부동산 시장 위기가 관련 업체들의 돈줄 역할을 해온 그림자 금융 회사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지난 6일 중국 경제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중즈그룹이 “만기된 채무를 상환할 수 없고 모든 채무를 상환하기에는 자산과 유동성이 매우 부족하다”면서 파산 신청을 했으며, 심사 결과 규정된 사유에 부합해 파산 신청을 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때 자산 규모가 1조위안(약 183조6000억원)에 달했던 중즈그룹은 중국의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 회사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처럼 신용을 창출하지만 은행과 같은 규제는 받지 않는 금융 기업이나 상품을 일컫는다.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한 자산 상품의 수익을 주로 부동산 개발 회사 등에 빌려준다.
부동산 개발 업체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그림자 금융 회사의 파산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 상황을 반영한다. 2020년 하반기부터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중즈그룹도 유동성 문제를 겪어왔다.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 등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직면한 지난해 중즈그룹 산하 부동산신탁회사 중룽국제신탁이 유동성 문제로 투자상품 상환에 실패하면서 위기 징후는 가시화됐다. 중즈그룹은 급기야 지난해 11월 투자자들에게 ‘사과 서한’을 보내 “그룹은 이미 심각한 초과 채무 상태로 중대하고 지속적인 경영 리스크에 직면했다”면서 자산총액을 넘어선 초과 채무가 2200억∼2600억위안(약 40조4000억∼47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중즈그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중즈그룹이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그림자 금융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나온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료 공영주차장 알박기 차량에 ‘이것’ 했더니 사라졌다
- ‘블랙리스트’ 조윤선 서울시향 이사 위촉에 문화예술계 등 반발
- [전문] 아이유, 악플러 180명 고소…“중학 동문도 있다”
- 미납 과태료 전국 1위는 ‘속도위반 2만번’…16억원 안 내고 ‘씽씽’
- 고작 10만원 때문에…운전자 살해 후 차량 불태우고 달아난 40대
- 평화의 소녀상 모욕한 미국 유튜버, 편의점 난동 부려 검찰 송치
- “내가 죽으면 보험금을 XX에게”···보험금청구권 신탁 내일부터 시행
- 경북 구미서 전 여친 살해한 30대…경찰 “신상공개 검토”
- 가톨릭대 교수들 “윤 대통령, 직 수행할 자격 없어” 시국선언
- 김종인 “윤 대통령, 국정감각 전혀 없어” 혹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