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조금 받았는데 환급도 받는 ‘거대 양당’…국회는 뒷짐
[앵커]
선거를 치를 땐 각 정당은 선거 보조금을 받죠.
그런데 선거가 끝나면 일정 득표율 이상을 얻은 정당은 쓴 돈에 대해 환급까지 받습니다.
이게 결국 이중 지원이다 이런 지적이 그간 많았습니다.
그런데 고치진못하고 있습니다.
진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당선이 유력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입니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대선을 치르느라 국민의힘은 409억 원, 더불어민주당은 438억 원을 썼는데 선거를 마치고 이 돈의 90% 이상을 국가로부터 돌려받았습니다.
이렇게 선거비를 보전받는 데는 '득표율 10%' 라는 제한 조건이 있는데 정의당 등 소수 정당들의 경우 후보 득표율이 조건에 미치지 못해 보전을 받지 못했습니다.
[신지혜/기본소득당 대변인 : "저희는 저희 돈으로 다 하는 거니까 그것이 다 비용인데 여기(거대 양당)는 그렇게 해도 다시 돌려받는 거니까 사실 돈을 안 쓰는 것이나 다름이 없거든요."]
문제는 선거비를 보전받은 거대 양당은 선거를 치르기 전 이미 선거보조금 명목으로 200억 원 안팎의 돈도 지원받았다는 겁니다.
비용을 보전받는 돈이 다소 모자라지만 그 부족분보다 훨씬 큰 금액을 미리 보조받았기 때문에 결국 남는 장사가 되는 셈입니다.
이렇게 국민의힘은 180억 원 정도, 민주당은 218억 원 정도를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사실상 벌어들였습니다.
2016년부터 모두 6차례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양당은 매번 100억 원 넘는 수익을 남겼고, 모두 합하면 7년간 1,886억여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재산은 606억 원 늘었고, 민주당의 재산은 779억 원이 늘었습니다.
모두 국민 세금입니다.
두 당 모두 여의도 국회 앞에 새 당사를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선관위는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2013년과 2021년 두 차례 관계법 개정 의견을 냈습니다.
현행 선거보조금과 보전 제도는 "사실상 이중 국고 지원으로 불합리하다"면서 선거비를 보전할 때 이미 지급된 보조금을 뺀 차액만큼만 환급해 주자고 한 겁니다.
[하승수/변호사/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대표 : "사실 간단하게 해결이 되는 문제인데 이거는 일종의 거대 정당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제도 개선이 지금 안 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선거비용 중복 지원 관련 선거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상임위에 3년간 계류되다 폐기됐고,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단 한 건도 발의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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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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