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홍김동전'은 폐지, 0%대 '더시즌즈'는 살아남은 이유 [Oh!쎈 펀치]

장우영 2024. 1. 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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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우영 기자] 1%대 예능은 폐지되지만 0%대 심야 음악프로그램은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TV가 아니더라도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시청률이 큰 의미가 없다는 말도 많지만 시청률이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성적표’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때문에 아직도 시청률은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고, 시청률에 따라 프로그램의 존속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여기, 높은 화제성을 기록해도 시청률은 낮아 경쟁력에서 뒤처진다고 판단돼 폐지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2 예능 프로그램 ‘홍김동전’이다. ‘홍김동전’은 홍씨, 김씨의 동전으로 운명이 체인지 되는 피땀눈물의 구개념 버라이어티다. 추리, 여행, 관찰 예능 등의 홍수 속에서 구개념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차별화를 둔 ‘홍김동전’은 근래 보기 힘들었던 버라이어티 예능의 재미를 선사했다.

‘홍김동전’은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KBS 비드라마 28주 1위(11월 13일 기준), KBS 드라마 비드라마 통합 1위(10월 9일 기준)를 기록했으며, ‘수저게임 리턴즈’가 제280회 ‘이달의 PD상’ TV 예능 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프로젝트 그룹 언밸런스로 음원 ‘NEVER’를 발표하는 등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고, ‘2022 KBS 연예대상’에서 베스트 팀워크상, 베스트 커플상(조세호·주우재), 올해의 예능인상(김숙) 등 3관왕에 올랐다. ‘2023 KBS 연예대상’에서도 쇼·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주우재),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홍진경), 올해의 예능인상(김숙) 등 3관왕에 오르며 저력을 발휘했다.

화제성은 높았지만 시청률은 낮았다. 시간대를 옮기는 등 처방을 취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최고 시청률 3.0%까지 보였지만 대부분 1%대에 머물렀고, 최저 시청률은 0.8%였다. 낮은 시청률을 돌파하고자 멤버들도 제작진도 이를 숨기지 않고 방송에서 언급하고 개그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반등하지 못했고, 결국 오는 18일 폐지가 확정됐다.

반면, 시청률은 0%대, 화제성도 크지 않은 심야 음악프로그램은 살아 남았다. 바로 ‘더 시즌즈’다. 오히려 네 번째 MC로 이효리를 발탁하면서 더 힘을 줬다. KBS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각광 받던 시절도 있었다.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 그리고 지금의 ‘더 시즌즈’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음악 방송 등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뮤지션들이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청률이라는 ‘성적표’ 면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박재범의 드라이브’는 최고 시청률 1.5%, 최저 시청률 0.7%를 보였고, ‘최정훈의 밤의 공원’도 최고 시청률 1.4%, 최저 시청률 0.7%였다. ‘악뮤의 오날오밤’은 최고 시청률 1.9%를 보였지만 최저 시청률은 0.4%에 그쳤다.

시청률로만 본다면 ‘더 시즌즈’는 폐지 1순위에 가깝다. 애국가 시청률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없지만 폐지의 칼날을 피하고 이효리라는 MC로 더 힘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시즌즈’ 연출을 맡았던 박석형 PD는 “지금의 분위기는 보편적인 음악을 감상한다는 게 어렵고, 의미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시기에도 일주일에 한 번 밤에 마음 편히 놓고 볼 수 있는, 들을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음악을 소개받는 통로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 의미를 설명했다. ‘밤의 공원’ MC 최정훈 역시 “음악시장이 혼란스럽고, 차트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는 소중한 무대”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수익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심야 음악프로그램으로 음악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데 공헌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도 ‘더 시즌즈’는 다양한 코너를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와 잊혀진 노래들을 발굴하며 신선함과 추억을 안겼다. 타방송사에서는 하기 어려운 심야 음악프로그램을 공영 방송에서 ‘공익성’을 가지고 펼친다는 데 의미를 가진다.이런 점으로 인해 KBS의 심야 음악프로그램은 명백을 유지하고 있다.

머리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납득이 안될 수 있는 ‘홍김동전’의 폐지, ‘더 시즌즈’의 유지. 이러한 속사정이 숨어 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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