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희망의 끈’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890억 투입이 관건
오너 일가 추가 사재 출연 등 ‘진정성 있는 책임’도 숙제
당초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태영건설의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거론된 것은 태영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이 채권단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890억원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오너 일가의 진정성 있는 사재 출연 등이 워크아웃을 향한 급선무로 꼽힌다.
태영그룹의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자구안에 대해 내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에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자구안을 주말(6~7일)까지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티와이홀딩스 측은 내부적으로 막판 고심을 거듭하면서 당국 및 채권단 등과 물밑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티와이홀딩스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890억원 해결이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미이행분 890억원을 태영건설 지원에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은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 등에 약속한 4가지 자구안 중 첫 번째였다.
하지만 태영그룹은 1549억원 중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지 않고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의 연대채무를 상환하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단은 연대채무 상환을 태영건설에 대한 지원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이외에도 태영그룹이 약속한 4가지 자구안 가운데 계열사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남은 3가지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약하고 실행에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태영그룹이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를 활용한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금융당국도 태영그룹이 알짜 계열사인 SBS가 아니라면 티와이홀딩스의 지분을 이용한 자구안이라도 내놓아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오너 일가의 추가적인 사재 출연 방안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앞서 이뤄진 오너 일가의 484억원 규모 사재 출연도 채권단 입장에서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티와이홀딩스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자신 몫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공시를 통해 윤 회장이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지 않고 티와이홀딩스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이를 두고도 채권단은 태영건설에 대한 직접 지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오너 일가의 책임 분담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윤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를 484억원이 아닌 68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부동산 경기 악화 국면에서 정상화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태영그룹이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워크아웃보다는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 상환 등에 신경을 쓰면서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인 SBS 지키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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