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 의장에 또…화석연료 기업 출신 인사
29차 의장국 아제르바이잔
석유·가스 기업 출신 지명
화석연료 기업 출신 인사가 올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될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의장이 됐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UAE 국영 화석연료 기업의 회장을 겸임하는 술탄 자비르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이 의장을 맡아 논란이 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 무크타르 바바예프 아제르바이잔 생태·천연자원 장관을 COP29 의장으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바바예프 장관은 2018년 4월까지 24년4개월 동안 아제르바이잔 국영 석유·가스 기업 소카에서 일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대규모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미국 국제무역청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은 2022년 국내총생산의 47.8%, 수출 수익의 92.5% 이상을 석유·가스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2022년 유럽연합(EU)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규모를 2배로 늘리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천연가스는 석탄, 석유만큼은 아니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올해도 화석연료 산업과 관련이 깊은 인사가 COP 의장이 되면서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COP28 의장이었던 자비르 장관은 “1.5도 목표를 지키기 위해서 화석연료를 퇴출해야 한다는 과학이나 시나리오는 없다”고 말했던 게 당사국총회 도중 알려져 논란이 됐다. UAE가 의장국 지위를 이용해 화석연료를 거래하려다 들통나기도 했다. 기후과학자 마이클 E 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교수는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7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절차와 리더십 구조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한 때”라며 “이런 부패 패턴이 계속되기에는 (기후위기로) 너무 많은 것이 위태롭다”고 밝혔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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