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스타 연주자 ‘클래식 향연’… 명작 발레·오페라도 풍성

이강은 2024. 1. 7. 20: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설레는 2024 클래식 공연
‘쌍두마차’ 임윤찬·조성진 활약 예고 속
‘바이올린 여제’ 무터 5년 만에 내한공연
지메르만·블레하츠·벤게로프도 주목
유니버설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눈길
국립오페라단 ‘서부의 아가씨’도 무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유행(팬데믹)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지난해 국내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은 기억에 남을 만한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 여파로 걸렸던 빗장이 풀리면서 눈과 귀를 호강하게 한 명품 공연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3대장’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를 비롯해 젊은 거장 클라우스 메켈레가 이끈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교향악단이 무더기로 내한해 멋진 무대를 보여준 게 대표적이다. 올해는 해외 명문 악단의 발길이 줄어든다. 하지만 국내외 스타 연주자들의 독주·협연 무대가 풍성해 또 다른 기대를 품을 만하다.
올해도 국내외 스타 연주자들의 독주·협연 무대가 풍성해 클래식 애호가들의 눈과 귀가 즐거울 것으로 보인다. 5년 만에 한국 관객들과 만나는 ‘바이올린 여제’ 아네조피 무터. 크레디아 제공
지난 연말 내한해 오는 10일(롯데콘서트홀) 마지막 독주회를 앞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을 시작으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전 부문 특별상까지 거머쥔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2월), 5년 만에 내한하는 ‘바이올린 여제’ 아네조피 무터(3월)에 이어 바이올린 거장 막심 벤게로프(4월)도 8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선다.
세계 성악계의 ‘디바’였던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5월에 내한 공연을 한다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현존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루돌프 부흐빈더는 6월에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함께 베토벤 협주곡 전곡(5곡)을 연주한다. 후배 음악가들의 귀감이 되는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9월), ‘피아노의 황제’ 예브게니 키신과 ‘클래식 슈퍼스타’ 피아니스트 랑랑(11월),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12월) 등 놓치면 아쉬울 무대가 적지 않다.
세계적 음반사 ‘데카’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빈체로 제공
특히 국내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견인하는 쌍두마차 피아니스트 임윤찬(19)과 조성진(29)의 공연은 올해도 관람 표 구하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 ‘데카’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임윤찬은 우선 이달 25~26일 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 협연자로 나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려준다. 또 6월쯤 독주회를 열고, 12월18~19일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에서 협연한다.

올해 베를린 필하모닉 상주음악가가 된 조성진은 5월7·9일 정명훈 지휘로 도쿄 필하모닉과 첫 호흡을 맞춘다. 10월23·25·26일에는 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 11월20∼21일에는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상황에 따라 두 톱스타의 국내 협연·독주 무대가 늘어날 수도 있다.
올해 베를린 필하모닉 상주음악가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빈체로 제공
해외 교향악단 내한공연 중에는 6월19∼20일 예정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에 먼저 눈이 간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극장으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음악을 책임지는 악단으로 명지휘자 야닉 네제 세갱이 이끈다. 최정상급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 등 메트 주역들의 명성을 직접 확인할 기회다.
지휘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1999년 창단한 ‘서동시집(East-West Divan)’오케스트라와 함께 6월 내한해 두 차례 공연하는 것도 주목된다. 이 악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중동 청년 음악가로 구성됐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남북한 대치 상황과 맞물려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런던 심포니는 10월 중국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 왕과 협연한다.
첫 내한공연에 나서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롯데콘서트홀 제공
◆발레도 기대작 줄줄이

다채로운 명작 발레도 줄을 잇는다.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는 유니버설발레단은 다음달 16∼18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한국인의 정을 몸짓으로 그린 ‘코리아 이모션 정(情)’을 공연한다. 발레리나 강미선에게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안긴 작품이다. 강미선은 작품 중 하나인 ‘미리내길’에서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를 애절하게 표현해 큰 호평을 받았다.

5월에는 전설적 안무가 케네스 맥밀런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을 8년 만에 공연한다. 셰익스피어 희곡과 프로코피예프 음악에 맥밀런이 안무해 1965년 초연한 작품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2012년 국내 단체로서는 처음 공연권을 획득해 선보였다. 인물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연출로 원작을 가장 충실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 무용수의 일상을 무대 위에 재현한 ‘더 발레리나’,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고전발레 대작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 인형’ 등을 내놓는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지난 40년은 ‘천상의 예술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자 묵묵히 걸어온 시간이었다”며 “한국이 발레의 불모지에서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K발레’의 위상을 자랑하기까지 그 눈부신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은 안데르센 동화를 발레로 재탄생시킨 ‘인어공주’를 5월에 선보인다.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국내 초연이다. 노이마이어는 순수하면서도 강렬한 인어공주의 사랑과 그로 인한 비극적인 고통을 신선한 해석으로 표현했다. 인어공주가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기도 한다. 이 외에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 단원 송정빈이 재안무한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 인형’ 등으로 관객과 만난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간판스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가 국내에서 초연하는 ‘모댄스’(4월)도 기대작이다. 볼쇼이 발레단에서 2019년 자하로바를 위해 만든 ‘모댄스’는 명품 패션 브랜드 샤넬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다룬다. 다만 자하로바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그의 내한 공연을 두고 일각에서 적절성 논란도 제기된다.

세계적 발레단 마린스키와 파리오페라발레에서 각각 동양인 최초 수석무용수로 활약 중인 김기민(5월)과 박세은(7월)의 내한 갈라 공연도 발레 팬들을 설레게 한다.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재공연되는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국립오페라단 제공
◆‘탄호이저’ ‘서부의 아가씨’ 등 명작 오페라도

국립오페라단은 다음달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에 이어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4월)과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5월)를 국내 초연한다. 또 10월에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를 전막으로 무대에 올린다. 바그너의 작품은 방대해서 전막이 공연되는 경우가 드물어 오페라 애호가들의 구미를 당길 전망이다. 이 작품은 사랑의 신 비너스와 쾌락에 빠져 지내던 탄호이저가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 전 연인 엘리자베스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2월에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미국 ‘골드러시’ 시대의 캘리포니아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낭만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를 3년 만에 재공연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 세계적 테너 이용훈은 예술의전당의 오페라 ‘오텔로’(8월)로 다시 돌아온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