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스타 연주자 ‘클래식 향연’… 명작 발레·오페라도 풍성
‘쌍두마차’ 임윤찬·조성진 활약 예고 속
‘바이올린 여제’ 무터 5년 만에 내한공연
지메르만·블레하츠·벤게로프도 주목
유니버설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눈길
국립오페라단 ‘서부의 아가씨’도 무대에
지난해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 ‘데카’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임윤찬은 우선 이달 25~26일 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 협연자로 나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려준다. 또 6월쯤 독주회를 열고, 12월18~19일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에서 협연한다.
다채로운 명작 발레도 줄을 잇는다.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는 유니버설발레단은 다음달 16∼18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한국인의 정을 몸짓으로 그린 ‘코리아 이모션 정(情)’을 공연한다. 발레리나 강미선에게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안긴 작품이다. 강미선은 작품 중 하나인 ‘미리내길’에서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를 애절하게 표현해 큰 호평을 받았다.
5월에는 전설적 안무가 케네스 맥밀런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을 8년 만에 공연한다. 셰익스피어 희곡과 프로코피예프 음악에 맥밀런이 안무해 1965년 초연한 작품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2012년 국내 단체로서는 처음 공연권을 획득해 선보였다. 인물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연출로 원작을 가장 충실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 무용수의 일상을 무대 위에 재현한 ‘더 발레리나’,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고전발레 대작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 인형’ 등을 내놓는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지난 40년은 ‘천상의 예술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자 묵묵히 걸어온 시간이었다”며 “한국이 발레의 불모지에서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K발레’의 위상을 자랑하기까지 그 눈부신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은 안데르센 동화를 발레로 재탄생시킨 ‘인어공주’를 5월에 선보인다.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국내 초연이다. 노이마이어는 순수하면서도 강렬한 인어공주의 사랑과 그로 인한 비극적인 고통을 신선한 해석으로 표현했다. 인어공주가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기도 한다. 이 외에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 단원 송정빈이 재안무한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 인형’ 등으로 관객과 만난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간판스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가 국내에서 초연하는 ‘모댄스’(4월)도 기대작이다. 볼쇼이 발레단에서 2019년 자하로바를 위해 만든 ‘모댄스’는 명품 패션 브랜드 샤넬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다룬다. 다만 자하로바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그의 내한 공연을 두고 일각에서 적절성 논란도 제기된다.
국립오페라단은 다음달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에 이어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4월)과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5월)를 국내 초연한다. 또 10월에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를 전막으로 무대에 올린다. 바그너의 작품은 방대해서 전막이 공연되는 경우가 드물어 오페라 애호가들의 구미를 당길 전망이다. 이 작품은 사랑의 신 비너스와 쾌락에 빠져 지내던 탄호이저가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 전 연인 엘리자베스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2월에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미국 ‘골드러시’ 시대의 캘리포니아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낭만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를 3년 만에 재공연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 세계적 테너 이용훈은 예술의전당의 오페라 ‘오텔로’(8월)로 다시 돌아온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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