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했던 피겨 간판 유영, 감격스러운 국가대표 복귀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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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충격은 더 큰 법이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에이스 유영(19)은 지난해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추락했다.
유영은 "이번 대회에선 국가대표 복귀를 간절히 원했는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까지 획득해 매우 기쁘다. 운이 좋았다"라며 "앞으로 피겨에 더 많은 애정을 쏟아내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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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선수권대회서 195.96점…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까지 획득
(의정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충격은 더 큰 법이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에이스 유영(19)은 지난해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추락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6위,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위를 차지했던 유영은 지난해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부상과 부진, 멘털 문제 등을 한꺼번에 겪으며 끝없이 무너졌다.
유영은 국제대회는 물론, 국내대회에서도 부진했다.
지난 시즌에 열린 국가대표 1, 2차 선발전에선 각각 11위에 머무는 충격적인 결과 끝에 태극마크까지 반납했다.
국가대표 지위를 잃은 유영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 광야에 홀로 떨어진 유영은 "너무 많이 힘들어서 은퇴까지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상실감을 느낀 유영은 훈련을 중단하기도 했다. 주변에선 '끝났다'라는 표현이 나왔다.
그러나 유영은 은반의 추억을 지우지 못했다.
그리움과 간절함 속에 다시 스케이트를 신었다.
유영은 "날 응원해주신 팬들이 생각나더라.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열심히 해보자'라는 각오로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추락은 한순간이었지만 그 자리까지 다시 올라서기까지는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했다.
유영은 이를 악물고 훈련해 자비로 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1차 대회에서 11위, 5차 대회 8위에 그쳤다.
과거 출전하는 대회마다 시상대에 섰던 유영으로선 초라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유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한 단계, 한 단계씩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차 목표는 국가대표 복귀였다.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열심히 훈련하면 다시 올라설 수 있다고 믿었다.
유영은 "그랑프리 1차 대회를 마친 뒤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신혜숙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라며 "감사하게도 신 선생님이 제자로 받아주셨고, 열심히 훈련하며 목표를 향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대표 자격이 걸린 종합선수권대회 준비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에겐 국가대표 선발전이 올림픽만큼 중요했다.
유영은 6일 경기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종합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연기를 펼쳤다.
예전처럼 압도적인 기량은 아니었지만, 큰 흠을 찾을 수 없는 연기였다.
유영은 연기를 마친 뒤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은반 위에서 폴짝폴짝 뛰며 해맑게 웃었다.
그는 "그동안 쇼트프로그램이 잘 풀리지 않아 애를 먹었다"라며 "이번 대회에 클린연기를 해서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분출했다"며 웃었다.
유영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고, 195.96점의 고득점을 기록하며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격과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유영은 "이번 대회에선 국가대표 복귀를 간절히 원했는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까지 획득해 매우 기쁘다. 운이 좋았다"라며 "앞으로 피겨에 더 많은 애정을 쏟아내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20 로잔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유영은 2024 강원 대회에 출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유영은 "청소년올림픽은 어린 시절 딱 한 번만 나갈 수 있는 무대"라며 "우리 후배들이 워낙 좋은 기량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대회 자체를 잘 즐기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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