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의사회, `헬기 이송 특혜` 이재명 고발한다

부산을 방문하던 일정 중에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을 방문하던 일정 중에 흉기 습격을 받은 뒤, 헬기로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한 의사단체가 고발 의사를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오는 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이 대표와 측근들을 대상으로 고발장을 낼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이 대표가 헬기를 이용해 서울로 이송돼 두 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이 대표의 헬기 이용은) 한마디로 특혜"라며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발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고발을 계기로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 헬기를 탄 게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과연 이 대표의 상태가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었느냐는 것이다. 위급한 상태였다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하는 게 적절한 조치였고, 응급상황이 아니었다면 왜 굳이 헬기를 탔느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직후 부산대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처치를 받았다. 하지만 혈관재건술 등의 외과 수술을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후송 과정에서 구급차가 아닌 헬기를 이용했다.

이를 놓고 여당과 의료계 일각에선 이 대표의 헬기 탑승이 특혜였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한 외상 수술에 있어 최고 수준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부산대병원을 떠나서 헬기까지 타고 서울로 올라간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4년 연속 A등급을 받은 최종의료기관이다.

앞서 부산과 광주, 서울 등지의 의사단체들은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을 비판하는 성명을 연달아 발표했다.

부산시의사회는 성명에서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광주시의사회도 지난 5일 낸 성명에서 "응급의료시스템에 따라 이 대표는 사고 발생 지역 상급 종합병원이자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했고, 환자나 보호자의 전원 요구가 있을 경우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병원으로 이송돼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다른 응급 환자가 헬기를 이용할 기회까지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헬기 특혜 이송이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버린 민주당의 표리부동한 작태라고 지적한 부산시의사회에 십분 공감한다"고 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