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홀로 사는 노승이 전하는 솔직한 구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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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노승' 향봉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책은 향봉 스님의 '구도기'이자 '깨달음의 기록'이다.
1장은 젊은 날의 자화상, 2장은 산골 사자암의 일상, 3장은 치열한 구도행의 흔적, 4장은 스님이 깨친 진리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산골 노승이 온몸으로 펼쳐 보이는 삶의 애환과 깨달음을 한 번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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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봉 지음 / 불광출판사 펴냄
"사자암 주지는 생긴 꼴에 비해 어지간히 복이 많은 사람이다. 겨울에는 겨울궁전에서 찰밥을 즐겨 먹고 여름에는 여름궁전에서 잔치국수를 오이채 곁들여 자주 먹는다. 자고 싶으면 자고 일어나면 책을 만나거나 허드렛일을 찾아서 게으름 없이 몸을 움직인다.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고 찾아가야 할 사람도 듬성듬성 박혀 있어 온종일 한가롭다." (본문 80쪽)
'산골 노승' 향봉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있으면 있는 대로 행복하고, 없으면 없는 대로 자유롭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편안함의 여유와 당당함의 결기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인의 경지가 엿보인다. 그렇다면 스님의 젊은 시절 모습은 어땠을까? 젊었을 때는 세상 무서울 게 없었다. 그는 불교계 권력의 실세 역할도 해보았고 베스트셀러 '사랑하며 용서하며'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마흔 무렵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뒤늦게 철이 들어' 15년 동안 인도와 네팔, 티베트, 중국을 떠돌며 구도행을 이어갔다. 이후 돌아와 20년째 익산 미륵산 사자암에 머무르며 상좌도 공양주도 없이 홀로 밥 지어 먹고 글 쓰고 산책하며 산다.
그렇게 70대 중반의 노승이 된 그가 오랜만에 책을 내놓았다. 책은 향봉 스님의 '구도기'이자 '깨달음의 기록'이다. 1장은 젊은 날의 자화상, 2장은 산골 사자암의 일상, 3장은 치열한 구도행의 흔적, 4장은 스님이 깨친 진리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글은 담백하면서 깊은 울림이 있다. 개구장이 시절의 일화, 출가 후 입대해 군(軍) 법회를 진행하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다가도, 어느새 가슴이 먹먹하고 절절해진다. 책장을 넘길수록 눈이 맑아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산골 노승이 온몸으로 펼쳐 보이는 삶의 애환과 깨달음을 한 번 느껴보자.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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