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축제 스케치] 동화가 있는 겨울 가족여행, '화천 산천어 축제'를 가다

서백 기자 2024. 1. 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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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겨울동화를 담는 아이들.
은빛 겨울추억을 굽고, 먹는다…자연과 화천사람들의 '겨울동화' 같은 겨울 축제의 골짜기
7일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의 '2024산천어축제'를 찾아 얼음낚시를 하는 외국인 관광객. syi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화천=뉴시스]서백 기자 = 겨울 축제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1월 첫 째주. 토요일. 나는 그들을 화천 천변에서 만났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춘천 IC에서 화천으로 가는 외곽도로를 타고 30여분을 달려가면 나오는 접경마을이다. 겨울 골짜기로 들어서면 화천천이 흐르는 은빛 마을이 첫 눈에 들어 온다. 이날 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북한강 상류의 아침은 맑은 시원한 산소 같이 맑았다.

사진은 지난 6일 개장한 ;2024화천산천어축제' 의 눈조각. syi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 산소를 마시러 온 사람들. 얼음 낚시터가 만들어진 겨울 강마다 이미 25cm 이상의 두꺼운 은빛 얼음 풍경을 보러 온 관광객들로 이미 꽉 찼다.

강 둑에 눈조각이 겨울 동화 속 마을을 닮았다. 그 아래 길게 펼쳐진 은빛 강의 겨울 풍경을 관광객들이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어떤 아이는 실제 이 마을과 축제를 배경으로 서울 작가가 쓴 동화 ‘체리새먼’ 이야기를 나누며 엄마와 걸었다.

한글판과 영문판으로 모두 출간된 서울 작가의 동화' 체리새먼) 표지. syi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글판과 영문판으로 번역돼 출간된 동화 체리새먼(cherry salmon)은 ‘산천어’라는 물고기의 영문표기이다. 이 동화에는 피부 색깔이 다르나 착한 체리새먼 소년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골 마을 읍장님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이다. 이 동화는 동남아에서 이주해 온 ‘체리새먼 ’이름을 가진 소년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파로호 마을의 읍장님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체리새먼은 댐공사장에서 다친 아빠의 약값을 구하기 위해 겨울강에 구멍을 뚫고 잡은 산천어를 시장에 내다 팔지만 아무도 그의 물고기를 팔아 주지 않았다. 그런 착한 소년 체리새먼은 ‘하늘의 의사선생님’을 아빠에게 보내 달라고 기도한다.

그때 피터팬처럼 나타난 파로호 마을의 읍장님이 하얀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 소년을 도와준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체리새먼’이라는 이름을 가진 태국에서 온 소년은 어려서 걸린 심장판막증이 악화되어 마을에서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아빠와 읍장이 마을 곳곳에 내 건 체리새먼 등을 보며 하늘나라로 떠나게 된다.

사진은 동화 '체리새먼'을 쓴 서울 작가가 화천산천어축제 홍보대사로 활동하던 당시 모습. syi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동화를 쓴 서울 작가는 오래전 화천산천어축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이 마을의 축제를 진심으로 알리는데 발벗고 나섰다. 외국인이 많이 오는 서울의 명동과 이태원 등에서 외국인들에게 산천어축제를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알렸다.

그런 동화를 읽고 온 아이가 엄마와 함께 동화를 떠올리며, 눈조각 앞 얼음 낚시터가 펼쳐진 축제장 얼음 빙판을 밟고 지나갔다.

그런가 하면 외국에서 처음 겨울 축제 관광을 온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외국인 전용 낚시터에 뚫린 구멍으로 낚시줄을 넣으며, 동화 체리새먼 소년처럼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낚시를 하며, 축제장 한 켠에 마련된 산타우체국을 보며 엄마와 무언가를 속삭였다.

동화 속 체리새먼 소년에게 편지라도 쓰려는 걸까. 아이의 눈빛이 진지하다.

사진은 드론으로 촬영한 '2024산천어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에 마련된 얼음낚시터 등이 설치된 축제장 모습. 화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한 켠, 모처럼 도시를 빠져나온 아이들이 은빛 얼음처럼 맑은 산소를 마시며 만끽하는 탄성이 1월의 첫 겨울 하늘에 쏟아졌다.

이런 겨울 축제장의 풍경은 인위적으로 인간이 만든 공간이지만 화천 사람들은 이 겨울 풍경을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만들려고 애쓴 흔적이 그대로 보여졌다.

어쩌면 그건 겨울 강을 따라 살아가는 순수한 화천 사람들의 맑고 깨끗한 마음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해마다 열리는 산천어축제 역시 그런 화천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 열정이 이런 세계적인 겨울 축제를 창조했다고 생각했다.

이 겨울 강에 사는 화천 사람들은 접경지 마을의 슬픔을 안고 산다. 그러나 그들은 순수하다. 그리고 평화를 지키려고 한다.

사진은 7일 '2024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을 찾아 얼음낚시를 즐기는 가족들. syi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들이 창조한 이 겨울 축제는 ‘맥주 축제’ 같은 축제와 달리 어린이는 물론 엄마 아빠, 친구, 할머니 할아버지 까지 세대를 뛰어넘는 축제이다.

화천천에 만들어진 이 축제는 다른 지역의 겨울 축제에 있는 볼거리와 먹을거리 만이 아닌, 동화 ‘체리새먼’ 주인공 소년 같이 피부는 다르지만 우리 사회에 한 가족으로 사는 다문화 가족 아이들까지 함께하며 읽을 거리가 가미된 미적인 축제이다.

그리고 저 멀리 체리새먼 소년을 닮은 동남아 관광객은 물론 중국과 미국 등 가국의 관광객들이 함게 어울려 겨울나기를 하는 세계인의 축제이다.

이런 겨울 축제의 광경은 다른 겨울 축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동남아와 중국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겨울 축제이다.

얼음 낚시터에 뚫린 얼음구멍에서 낚아 올린 산천어를 들고 가족들이 낚시터를 나온다. 이어 축제장에 마련된 산천어를 굽는 아저씨의 손에서 이들 가족이 잡은 산천어가 담백하게 구워진 다. 다 익은 산천어를 먹는 가족들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이처럼 겨울 산천어를 별미로 먹으며, 가족과 겨울 동화 같은 행복을 담아가는 아이들과 외국인 관광객들.

그래서 이 곳 겨울 축제를 찾아 온 사람들은 이 축제를 겨울 추억을 구수하게 굽는 ‘한 편의 겨울동화’ 같은 추억의 시간일 수밖에 없다.

사진은 관광객들이 잡은 산천어를 직접 구워주는 모습. syi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은 겨울 강의 자연과 인간의 조화. 그런 생각에 동화 같은 이야기가 겨울 강과 마을에 흐르도록 만든 이 축제는 분명 화천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소중한 자산이다.

1월의 겨울 오후. 햇살이 은빛 얼음 바닥으로 스밀 때 얼음 구멍 아래 내렸던 낚싯대가 하나 둘 거둬지고,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얼음 강 위에 빙어도 은빛 강도 쉬어야 할 시간. 화천천에도 저녁 햇살이 내린다.

수많은 얼음 낚시 구멍에 앉아 겨울 추억을 하나씩 만들던 사람들이 은빛얼음조각처럼 새겨지고, 그런 겨울 강의 하루가 저물 무렵. 나는 보온병에 넣어 온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겨울 강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런 따뜻한 동화 같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겨울 공간을 만든 화천 사람들이 고마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화천 사람들이 만든 이 겨울 축제는 이제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겨울 축제라고 생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i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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