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동현의 테크딥다이브] 인간 뛰어넘는 `AGI` 개발 대장정, 언제쯤 도달할까

팽동현 2024. 1. 7. 18: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Q러닝 반영 GPT-5 하반기 개발… "발전 50년은 걸려" 예상도
'다가오는 AGI' 주제로 오픈AI 달리3로 생성한 이미지.

AI(인공지능)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인간의 지위 자체를 위협하고 사람보다 더한 능력을 갖추는 날이 현실화될까.

그동안 IT업계와 학계는 이를 강인공지능(Strong AI)으로 구분하고, 도달하기까지 수십년은 걸릴 것으로 봤다. 사람의 지시에 따라 일정 영역에 특화된 작업을 하는 약인공지능(Weak AI)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생성형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강인공지능과 같은 AGI(범용AI)로의 진화를 향해 첫발을 뗐다는 시선도 있다. AGI는 정의가 아직 명확히 내려지지 않았다. 챗GPT 등으로 이 분야를 이끄는 오픈AI는 AGI를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시스템', 즉 '대부분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업무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자율시스템'으로 보고 있다.

기계가 지능이 있는지를 판별하기 위해 앨런 튜링이 고안한 튜링테스트(이미테이션게임)는 최신 AI모델들이 이미 통과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11월 오픈AI 이사회의 샘 올트먼 CEO(최고경영자) 기습 해임과 닷새 만의 복귀로 마무리된 오픈AI 쿠데타의 배경에도 AGI 개발에 대한 속도 조절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의 일부 구성원들은 'Q*(Q스타)'라고 명명된 내부 프로젝트가 인간을 넘어서는 AGI로 가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방대한 컴퓨팅 자원을 바탕으로 특정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강화학습의 기법 중 하나인 Q러닝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연구를 AGI와 바로 연결하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이 연구결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GPT-5는 올 하반기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MS(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진영과 AI 패권다툼 중인 구글은 지난해 12월 새로운 모델 '제미나이'를 발표, 수학·물리·역사·법률·의학 등 57개 과목에서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한 MMLU(대규모다중작업언어이해)에서 90% 정확도를 기록해 인간 전문가 수준(89.8%)을 사상 처음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문자뿐 아니라 그림, 음성 및 영상 등 다양한 형태 정보를 유기적으로 분석·표현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한 결과다. 메타를 위시한 오픈소스 진영도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삼파전 양상을 보인다.

AGI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열린 '제1차 AI 안전성 정상회의'에선 한국·미국 등 주요 국과 AI기업들이 '프런티어AI'의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AI모델 출시 전에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프런티어AI'는 생성형AI의 기반모델(FM)인 최신 초거대AI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기능을 갖춘 고성능 범용모델을 뜻한다. 잘못 쓰일 경우 재앙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된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AGI는 갈 길이 멀다고 본다. 'AI 4대 석학' 중 하나인 앤드류 응 스탠포드대 교수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AGI 관련해 너무 많은 과장이 있는 것 같다. 달성까지 30~50년은 걸릴 것"이라며 "AI는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하룻밤에 급격한 도약을 이뤄 세계를 점령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올트먼 CEO도 지난 연말, X(옛 트위터)로 2024년 오픈AI에게 기대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AGI 구현을 꼽자 "2024년에는 어렵다"고 답했다.

현재 생성형AI의 작동방식이자 '빈 칸 채우기'로 요약되는 트랜스포머 구조만으로는 AGI 실현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적 석학이자 언어학자인 노엄 촘스키 애리조나대 교수 겸 MIT(메사추세츠공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뉴욕타임스 공동기고문에서 "기계가 양적·질적으로 인간의 뇌를 추월하는 순간을 기대했지만 그런 날은 아직 동도 트지 않았다. 챗GPT와 같은 머신러닝 프로그램이 계속 AI분야를 지배한다면 그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챗GPT와 같은 프로그램들은 설계상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짚었다.

갈 길이 멀다 해도 AGI가 AI분야의 목적지임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향한 대장정 레이스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광범위한 목적과 영역에 쓰인다는 협의의 개념으로는 AGI에 다가가고 있으나, 인간과 가까운 AI라는 광의의 개념으로 따지면 아직 초기 단계로 갈 길이 멀다"면서도 "올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멀티모달 기능을 통한 데이터 확장, 감각을 포함한 작업기억(working memory) 문제 극복 등을 위해 AI와 로봇분야 모두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팽동현기자 dhp@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