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B] '생일카페'를 아시나요…BTS 뷔·뉴턴 없어도 "행복해"

이희령 기자 2024. 1. 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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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B 시간입니다. 주인공이 없는 생일잔치, 그러니까 주인공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행사를 기획하고 생일을 기념하는 겁니다. 생일 주인공은 BTS 같은 아이돌뿐 아니라 과학자 뉴턴까지 다양합니다. 외국에서도 이런 문화를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는데요.

특별한 생일 축하 현장을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본인 마유미씨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유미입니다."

마유미씨는 BTS에서 제일 좋아하는 멤버, 뷔의 생일을 축하하러 한국에 왔습니다.

"{태형(뷔) 님은 군대에 있지 않나요?} 네, 슬퍼요. 그래도 태형 가까이에서 생일을 축하해 주고 싶어요."

마유미 씨의 본격적인 생일 축하 여행은 '생일카페'에서 시작합니다.

이곳은 평소에 일반 카페로 영업하는 곳이지만, 지금은 뷔의 '생일 카페'로 바뀌어 있습니다. 대형 현수막과 뷔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간판이 있고요, 왼쪽에는 뷔를 상징하는 캐릭터 곰돌이 인형까지 설치돼 있습니다.

안에선 주문부터 합니다.

"이게 디저트랑 나오는 상품이에요."

생일카페에는 생일 주인공과 관련한 특별한 메뉴들이 준비돼 있는데요. 뷔를 상징하는 곰돌이 캐릭터 마카롱, 쿠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음료를 구매하면 특별히 디자인된 밴드, 컵홀더, 포토카드와 포스터까지 함께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카페 안에 가득한 뷔 사진을 사진과 영상으로 열심히 담아봅니다.

"생일 당일에 태형이(뷔)가 잔뜩 있어서 행복합니다."

BTS 뷔 생일카페는 전국에서 50곳 정도 열렸습니다.

서울에만 30곳이 넘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K-pop 문화지만 이젠 외국에까지 퍼졌습니다.

"저희는 일부러 오늘 왔어요. 뷔 생일이 딱 오늘이라서요."

"저희는 여행으로 왔는데, 제일 중요한 일정이 태형(뷔)의 생일카페 방문이에요. 정말 좋아요. {완벽해요!}"

이른바 '생일카페 투어'를 하는 팬들도 많아졌습니다.

"생일카페 4~5곳에 들를 계획이에요. 하루를 전부 뷔 생일을 위해 보내는 거예요.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가요.}"

마유미 씨와 다른 카페에도 가봤습니다.

테이블 위에 인형과 포스터, 포토카드가 가득합니다.

카페 방문을 기념하는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진열해둔 겁니다.

[오휘서/BTS '뷔' 한국 팬 : 용산에서 여러 곳 들러서 거기서 사진 찍고 굿즈 모으고. 오늘은 홍대 쪽 나와서 카페에서 받은 걸 현장에서 (사진으로) 찍어서 보관을 하고 있어요.]

"많은 팬들이 찍은 사진을 여러 카페에서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매년 12월 30일을 뷔(태형)를 위한 여러 카페에서 보내는 게 저의 행복이에요."

[한흰/'생일 카페' 대관 전문 카페 운영 : (BTS 생일 카페는) 하루에 500분에서 많을 때는 700분까지도 오세요. 저희는 지금 대관료는 없고, 고객님들이 구매하신 음료나 디저트 수익으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장님들께는 도움이 되나요?} 일반 손님보다 훨씬 매출이 적을 때도 있고, 일반 손님보다 훨씬 매출이 많을 때도 있고. 거의 복불복이라서.]

이벤트 행사 대관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들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한흰/'생일 카페' 대관 전문 카페 운영 : 이것 때문에 (비행기) 티켓을 끊어서 굳이 오시는 분들도 계시니까, 해외 팬들 유입이나 외화 유입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생일카페는 보통 평범한 팬들이 주최합니다.

대관료가 무료인 곳에서 한다고 해도 주최 비용이 들지 않는 건 아닙니다.

[조현주/'이성민 배우' 생일 카페 주최자 : 100만원 안에서 다 해결이 된 것 같아요. 어떤 굿즈를 제작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기본적인 포토카드, 엽서 이런 건 사실 그렇게 돈이 많이 들지 않는데 퀄리티 높은 걸로 가면 (비용이) 더 넘겠죠.]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나누는 건 가치를 따지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조현주/'이성민 배우' 생일 카페 주최자 : 수익은 딱히 없죠. 그냥 마음이 배불러지는…'좋아하시는 분들 많구나' 하는 뿌듯함.]

보통은 팬들끼리만 즐기는 행사인데, 드물게 주인공이 찾아와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현주/'이성민 배우' 생일 카페 주최자 : 이성민 배우님이 딱 나타나신 거예요. 놀랐죠. 진짜 오실 줄 몰랐다. 기습 방문이었습니다.]

직접 사인도 해주고, 작은 팬미팅이 열렸습니다.

[조현주/'이성민 배우' 생일 카페 주최자 : 계속 웃으셨어요. '아이고, 너무 고맙다' 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있다 가셨어요. 끝나고 나서 밥 먹으라고 치킨 하나씩 사주셨어요.]

연예인을 위한 생일카페만 열리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지금까지 한 번도 열린 적 없었던 특별한 생일카페가 열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이돌이나 배우 같은 연예인이 아니라, 과학자 아이작 뉴턴의 생일 카페입니다.

'뉴턴'하면 떠오르는 사과 모양 풍선이 붙어 있습니다.

메뉴도 사과 주스, 애플티, 사과모양 빵으로 준비했습니다.

뉴턴이 그려진 엽서와 포토카드도 줍니다.

이곳 뉴턴 생일카페도 다른 생일카페처럼 예쁘게 꾸며놓았는데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실제사진이 없으니 초상화로 등신대를 만들었고, 무려 381번째 생일을 기념한다는 겁니다.

[이연우/물리학과 재학생 : 저는 청주에서 살고 있고 물리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여기 와보면 정말 재밌고 좋은 경험이 되겠구나 해서.]

[이주현/컴퓨터공학과 재학생 : {옷도 혹시 특별한 콘셉트에 맞춰서 입고 오신 건가요?} 아이작 뉴턴 경의 그 시대에 맞춰서 중세 시대 드레스 입어봤습니다. 이번에 샀어요.]

[이연우/물리학과 재학생 : 또 이런 게 열렸으면 좋겠어요. 저는 파인만을 좋아해서, 파인만 생카(생일 카페)가 열려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생일카페와 다른 특별한 점도 있습니다.

벽에는 사진 대신 뉴턴과 관련된 글을 붙여두었습니다.

과학 관련 강연도 열립니다.

이벤트도 수학 퍼즐을 풀면 선물을 주는 방식입니다.

[{8061이 아니고 8062고요.} 62예요? N이 두 개인 걸 못 발견해서.]

[이기림/약학과 재학생 : 푸는 데 30분 넘게 걸리는 것 같아요. 꽤 어려워요.]

17세기에 살았던 과학자를 현대 사회로 불러낸 이 행사.

어렸을 때 뉴턴에게 반해 물리학자가 되겠단 꿈을 키워온 한 물리학도가 주최했습니다.

[정지원/'아이작 뉴턴' 생일 카페 주최자 : (어릴 때) 만화로 된 프린키피아를 보고 굉장히 매력을 느꼈어요. 자연 현상을 저렇게 수식으로 설명을 할 수 있구나. 난 뉴턴이 너무 좋아. 나도 뉴턴처럼 물리학자가 되어야지.]

실제로 독일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게 됐고, 그동안은 뉴턴 생일을 혼자 기념해왔습니다.

[정지원/'아이작 뉴턴' 생일 카페 주최자 : 영국에 직접 가서 뉴턴의 무덤을 둘러본다든가, 아니면 케이크나 이런 걸 따로 사서 (뉴턴이) 본다고 생각하고 편지를 써본다든가.]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3일동안, 700명 정도가 방문했습니다.

[정지원/'아이작 뉴턴' 생일 카페 주최자 : 옛날부터 생일 카페 문화에 상당히 관심이 있었거든요. 소규모로 처음엔 하려고 그랬는데 어쩌다 보니까 커져 버렸습니다.]

[김범준/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과학 유튜버 : 뉴턴은 현대 물리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만든 사람이에요. 뉴턴이 도대체 어떤 일을 했길래 이렇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축하 파티까지 할까? 그런 궁금증을 통해서 과학에 일종의 입문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정지원/'아이작 뉴턴' 생일 카페 주최자 : 누군가를 좋아하고 축하하는 마음은 다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인물을 사랑하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VJ 한재혁 / 영상디자인 정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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