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플레이에 재미는 덤… “드론축구 매력 세계 알린다” [CES 2024]

이동수 2024. 1. 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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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 참가
한국 국가대표팀 훈련 ‘구슬땀’
2025년 5월 전주 월드컵 개최 앞두고
북미 등 참여… 대륙 순회경기 선봬
골대 크기 60cm… 조종 기술 관건
V형 고난도 수비 등 전략도 다양
퍼포먼스 다채… 새 K콘텐츠 예고

“너무 빨라! 속도 맞춰!”

지난달 29일 찾은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의 드론축구상설체험장에서는 유승현 대한드론축구협회 사무처장의 불호령이 울려 퍼졌다. 구슬땀을 흘리며 막바지 훈련에 나선 드론축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CES)에서 개최되는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에 참가해 미국팀, CES 방문 연합국팀과 일합을 겨룰 예정이다. 유 처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총감독을 맡았다. 유 처장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드론의 비행 대열, 속도 등을 조율했다.
29일 전주 덕진구 전주월드컵 경기장 서바이벌체험센터에서 CES 2024에 참가하는 드론 축구 국가대표 블루팀이 출국 전 마지막 훈련을 하고 있다. 전주=남정탁 기자
유 처장은 올해 개최되는 CES가 “드론축구의 새로운 이정표를 쓸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해외 박람회에 가서 드론축구를 소개만 했는데도 그 나라 사람들이 대한드론축구협회 회원국으로 가입했다”며 “이번 CES에선 실제 드론축구 경기를 선보이고 퍼포먼스까지 펼치는 만큼 관심은 폭발적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드론축구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다. 전주시와 연구소기업인 캠틱종합기술원이 2016년 최초로 개발해 첫선을 보인 뒤 세계로 뻗어 나가며 또 하나의 K콘텐츠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종주국의 실력은 어떨까. 유 처장은 “외국 선수들은 잘해야 우리나라 3부리그 수준”이라면서 “드론축구는 몸을 많이 써서 하는 종목이 아니라서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에 따라 실력 차이가 크다. 해외에선 2∼3년 전부터 팀들이 움직였지만 우린 2016년부터 해왔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중 블루팀의 감독을 맡은 탁무송 대한드론축구협회 전북지회장은 “외국팀과 게임을 하면 외국팀은 한 골도 못 넣는다. 그 정도로 실력 차이가 난다”며 “보통 경기를 하면 우리가 기술을 알려주고 온다”고 덧붙였다.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에 참가하는 드론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달 29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 드론축구상설체험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주=남정탁 기자
유 처장은 수비 기술로 예를 들었다. 그는 “농구 등에서 말하는 맨투맨, 존 디펜스 등 갖가지 전술이 드론축구에도 있다”며 I형, C형, A형, V형 수비 등을 언급했다. 그는 “I형 수비는 골대 앞에 수비수 3명이 일자로 쭉 늘어서는 것으로, 대형을 갖추는 건 어렵지 않지만 쉽게 무너진다. C형, A형, V형부턴 고급 기술인데, 특히 V형은 우리나라에서도 기술이 좋은 선수만 할 수 있는 고난도 수비”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실력은 이번 CES에서 열리는 ‘팬아메리카 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 전주시는 2025년 5월 드론축구 월드컵 개최를 계획 중인데, 그 전초전 격인 대륙별 순회 경기의 첫걸음이다.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등이 참가한다.
지난 2023년 12월 29일 전주 덕진구 전주월드컵 경기장 서바이벌체험센터에서 CES 2024에 참가하는 드론 축구 국가대표팀이 출국전 마지막 훈련을 하고 있다. 전주=남정탁 기자
선수들은 드론축구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퍼포먼스 연습에도 매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레드팀과 블루팀으로 나뉘어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드론축구 시범경기를 진행하고, 바둑의 복기처럼 경기 내용을 느린 속도로 다시 보여주며 수비 전략, 공격 방법 등을 설명하는 퍼포먼스다.
경기 내용을 천천히 재연하기 위해선 상당한 미세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경기 중 드론은 시간당 최대 80㎞의 빠른 속도로 비행한다. 드론볼의 직경(40㎝)에 비해 골대(내경 60㎝)가 매우 작은 편이라 골을 넣기 위해서 정확한 조종이 필수다.
드론축구에 사용되는 드론은 위성항법시스템(GPS)이 없기 때문에 조종 기술의 난도가 한층 더 높아진다. 드론이 공중에서 고정된 위치에 떠 있으려면 선수가 끊임없이 호버링(공중정지비행) 조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 처장은 “드론축구 조종은 다른 드론 스포츠와는 별도의 새로운 조종법이 필요하다”며 “호버링과 거리 감각을 익히는 훈련을 가장 많이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드론축구대회 경기 해설을 진행할 이송애 라인컴 대표는 “전 세계에서 드론을 활용한 ‘팀 스포츠’는 드론축구가 유일하다. 알면 알수록 재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스포츠”라며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므로, 장차 아시안게임에서도 드론축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이동수·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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