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지오영···사모펀드 보유 매물 쏟아진다
DIG에어가스 등 10곳 이상 새주인 물색
兆단위 매물 많아 M&A시장 활기 띌듯
매각 불발 롯데카드·미샤·버거킹도 대상
롯데손해보험(000400)과 지오영, 프리드라이프 등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보유한 기업들이 올 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대거 매물로 쏟아진다. 최근 2년간 고금리 여파로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답보 상태에 빠졌는데 올 해는 금리 인하가 진행되면서 사모펀드들이 보유 기업 매각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사모펀드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기업들은 롯데손보와 지오영, DIG에어가스, 프리드라이프, 미샤, 맘스터치 등 10곳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는 출자자(LP)의 자금을 모아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후 기업 가치를 키운 뒤 통상 4~6년이 지나면 다시 기업 매각에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 펀드 운용 기간이 최장 10년이라 5년을 기점으로 매각에 나서야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LP에 수익을 돌려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사모펀들은 지난해와 2022년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서 M&A 시장이 침체되자 보유 기업 매각이 잇따라 불발되거나 연기된 사례가 많았다.
매각이 지연된 사모펀드 투자 기업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는 것은 더이상 투자금 회수를 미룰 수 없는 사모펀드들의 경영 사정이 출발점이다. 여기에 M&A시장도 지난해 1분기 계약을 체결한 거래가 3조 932억 원에 그쳤지만 작년 4분기에는 7조 7175억 원으로 2배 이상 늘며 회복세다.
JKL파트너스는 올 해 HMM 인수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롯데손보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론되는 롯데손보 매각가는 2조 원 이상으로 연초부터 매각 작업에 돌입해 이르면 상반기 중 원매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VIG파트너스는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 매각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 마케팅 작업을 진행 중이며 매각가로 최대 1조 원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역시 지난해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올 해 국내 1위 의약 유통업체 지오영 매각을 본격 추진한다. 희망 가격으로는 최대 2조 원이 거론되고 있다. 맥쿼리PE가 매각을 검토 중인 DIG에어가스(옛 대성산업가스)는 몸값만 5~6조 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최대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로 대전과 구미, 울산 등 주요 산업단지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어 관련 기업을 비롯해 인프라 투자에 관심이 높은 외국계 운용사 등이 매각 의향을 타진 중이다.
UCK파트너스가 2019년 인수한 여성용 구두 쇼핑몰 사뿐(SAPPUN)도 올 해 인수 6년차를 맞아 투자금 회수 작업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UCK는 사뿐과 같은 해 인수한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트를 투자 5년 만인 지난해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바 있다. 아울러 어피너에쿼티파트너스와 케이엔앨파트너스가 각각 보유한 버거킹과 맘스터치도 올 해 매각 작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매각에 나섰다 중단한 롯데카드 매각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앞서 MBK는 최대 3조 원에 이르는 몸값에 인수 후보자 찾기가 쉽지 않자 롯데카드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분리, 맥쿼리PE에 먼저 팔아 롯데카드의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여놨다.
IMM PE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를 지난해 매각하려다 몸값 높이기로 방향을 틀고 중단했는데 가격만 맞으면 언제든 매각 협상에 나설 심산이다. 아울러 인수 4년차를 맞은 합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제뉴원사이언스는 몸값 1조 원을 목표로 이미 매각에 나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유동성이 일부 풀릴 것으로 기대돼 최근 수년간 잠재 매물로 거론된 기업들이 대거 매물로 나올 것” 이라며 "투자 6년차를 맞은 기업들은 펀드 청산을 위해 올 해는 매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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