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맥스9 구멍' 사고...여행객들 "맥스8도 타기 겁나요"

김청환 2024. 1. 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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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다음 달 말 가족과 함께 4박 5일 일본 여행을 떠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이번 사고 기종과 같은 B737-9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승객들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운항 중단 후 시스템 보완, 정비 등을 거쳐 미국 연방항공청(FAA) 운항 허가가 떨어져 세계 각국 항공사가 운항을 재개한 기종"이라고 국내 항공업계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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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국내 'B737-8'은 다른 기종" 
이용객 "같은 '보잉 737 맥스' 꺼려져"
국토부 "9일까지 긴급 안전 점검" 공문
5일(현지시간) 비상 착륙한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 737 맥스 9(B737-9) 여객기 비상구와 동체 일부가 뜯긴 모습. AP 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다음 달 말 가족과 함께 4박 5일 일본 여행을 떠난다. 1월 1일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을 앞두고 예약을 서두르느라 이용할 항공기종을 확인할 겨를은 없었다. 그런데 5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 보잉 737 맥스(MAX) 9 여객기(B737-9)가 이륙 직후 비상 착륙했다는 소식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비상구가 뜯겨 나가며 동체에 큰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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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10708120001159)

A씨는 서둘러 항공권 예약 내역을 확인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예매한 인천공항발 여객기가 보잉 737 맥스 8(B737-8)란 것. 하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7일 "서로 다른 기종이라고 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이번 사고 기종과 같은 B737-9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승객들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B737-8를 국내, 일본, 중국 등 일부 단거리 노선에 투입하긴 하지만 사고 기종과 달라 안심해도 된다는 것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B737-8는 B737-9과 비상구 위치 등 구조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은 "문제가 된 (알래스카 항공 여객기의) 비상구는 (B737-8이 나온 이후 생산된) B737-9에 추가된 것"이라며 "B737-8에는 해당 위치에 비상구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B737-8도 2019년 3월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해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던 중 추락해 150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던 기종이다. "운항 중단 후 시스템 보완, 정비 등을 거쳐 미국 연방항공청(FAA) 운항 허가가 떨어져 세계 각국 항공사가 운항을 재개한 기종"이라고 국내 항공업계는 설명한다.

진에어는 "B737-8은 제조사나 FAA 등의 운항정지 명령이나 개선안 공지에 따른 절차와 매뉴얼(지침)을 따라 몇 년 전 운항을 재개한 것"이라며 "알래스카 항공 사고 기종(B737-9)과는 완전히 별개"라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 측도 "B737-8은 몇 년 전 사고 뒤 보잉사가 성능 개선을 철저하게 한 뒤 이상 없다고 판정돼서 전세계적으로 다시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사 측에 B737-8 관련 고객 문의도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이들은 밝혔다. 여행 업계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아직 이번 사고 항공기종 관련 고객 문의는 접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항공사 이용객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알래스카 항공기 비상착륙 소식을 전한 보도를 링크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또 보잉 737 맥스네요. 저 기종은 타기 겁나네요"란 걱정이 담긴 댓글이 달렸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B737-8를 운항 중인 국내 항공사들에 '긴급 안전점검' 지시 공문을 보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 5대, 이스타항공 4대, 제주항공 2대, 티웨이항공 2대, 진에어 1대 등 총 14대가 운영 중이다. 국토부는 이들 항공사에 "해당 항공기의 '도어'(비상구) 장착 및 작동 상태, 밀봉 여부 등 점검을 9일까지 마치라"고 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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