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올릴 수 있을런지" 사과 147%·배 97% 뛰었다
지난해 기상악화에 작황 부진 탓
1년새 단감 193% 등 과일값 급등
한우·참조기 가격도 부담 커져
유통업계 '가성비 선물' 늘리고
사전예약도 앞당겨 고물가 대응
설 명절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주요 성수품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차례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폭염·폭우 등 유례 없는 이상 기후가 기승을 부리며 과일·채소 등의 생산량이 줄었을 뿐 아니라 상품성이 떨어진 탓이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는 ‘가성비’ 선물 세트 비중을 확대하고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사전 예약 접수 기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7일 가락시장 경락가격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사과 부사(10㎏)는 박스 당 3만 8639원으로 지난해 1만 5636원보다 147.1% 올랐다. 배(15㎏) 역시 5만 6070원으로 1년 전 2만 8420원 대비 97.3% 비싸졌다. 단감과 감귤도 각각 193.2%, 40.4% 가격이 상승했다.
차례상에 오르는 국산 과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지난해 기상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42만 5000톤으로 직전해 대비 25% 줄었다. 평년과 비교하더라도 16%가 감소했다. 생육기에 기상이 좋지 않았고, 병충해가 발생해 과육이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
배 생산량도 20만 3000톤으로 지난 2022년보다 19%가 줄었다. 수확을 앞둔 여름 경 기상 악화로 착과수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였다. 단감은 32%, 포도는 19%, 복숭아는 3%씩 생산량이 감소했다.
이듬해를 위해 그해 12월부터 다음 해 7월까지 저장해두는 물량도 줄었다. 지난해 사과 저장량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20만 3000톤으로 집계됐다. 배 역시 31% 줄어든 8만 8000톤으로 추정됐다. 설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몰릴 경우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일조량이 부족했고, 병이나 우박 등으로 외관이 좋지 않은 과일들이 늘어 품질이 지난해 대비 나빠졌다”며 “농가 고령화로 인해 더 이상 생산을 하지 않는 과수원이 늘어난 것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명절 때 수요가 많은 한우와 참조기 가격도 비싸졌다. 한우 사육 수와 사육두수가 지난해 대비 줄며 100g 당 가격이 15.3% 올랐다. 참조기 역시 어군 밀도가 낮아 생산 부진이 지속된 데다 어획된 참조기 품질이 전년 대비 떨어져 10㎏ 가격이 120.6%가량 상승했다.
주요 품목인 계란은 선제적 수급관리로 전년보다 가격이 4.8%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곶감은 떫은 감 원물 작황 부진으로 시세가 전년 동기간 대비 20~30% 가격이 비싸졌다.
설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가성비를 앞세운 설 선물 세트를 준비다. 특히 제품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고자 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점을 감안해 사전예약 판매 접수 시작일을 한 달 정도 앞당겼다. 업체별로 사전 예약 품목도 확대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10%를 늘렸다.
이마트(139480)는 앞서 지난 달 21일부터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인기 품목인 한우 세트의 경우 지난 설 대비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직영 제조시설인 미트센터 작업량을 늘려 제조비용을 절감했다. 샤인머스캣 세트는 5만원대 이하 물량을 50% 늘렸고, 통조림·조미료 세트는 3만~4만원대 가성비 세트의 상품 수와 물량을 20% 확대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5만원대 ‘실속 상품 세트’를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2만~3만원대 세트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고, 홈플러스는 설 세트 상품의 70%를 3만원대 이하 가성비 선물 세트로 담았다. 육류세트도 4만원대 양념육, 2만원대 수입산 돈육 등 다양화 해 선택 폭을 넓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전 예약의 핵심 키워드는 고물가로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실속형 선물 세트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혜택이 많은 사전 예약을 통해 고객들이 알뜰하게 명절 선물를 구매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달 말 설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회를 열어 명절 전까지 과일 등 계약재배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가공용으로 활용하던 사과 비정형과와 소형과 출하를 지원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할인 지원 등으로 소매 가격 부담을 낮추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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