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약복용법]드럭머거

허명숙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2024. 1. 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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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숙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27만 6930명으로 전체 사망의 74.3%를 차지했으며, 만성질환 환자도 2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오랜 기간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늘면서 이에 대한 관리 또한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오늘 설명할 드럭머거(drug muggers)는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영양소의 문제를 다루는 용어다, 'Drug muggers'는 '약도둑' 이라고도 해석되는데, 우리가 복용하는 약물이 흡수, 대사, 분포, 배출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의 필수적 영양소를 빼앗아가는 도둑과 같다는 개념으로, 미국의 수지코헨 약사가 도입하였다.

대표적인 약물과 고갈 영양소는 다음과 같다.

고지혈증약 중 스타틴계 약물(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등)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효소인 HMG-CoA Reductatse를 억제시켜,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 합성과 같은 경로에 있는 코엔자임큐텐도 함께 차단되어 양이 줄어든다. 코엔자임큐텐은 항산화제이며, 세포 내에서 에너지 생산에 필수적인 요소로써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심장이나 간 등에 많이 존재한다. 부족시 피로, 호흡곤란, 근육통, 피부노화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스타틴계 약물 복용환자에게 보충이 필수적이다. 코엔자임큐텐의 1일 권장량은 100㎎이며, 저녁 복용시 잠이 안 올 수 있으므로 오전에 복용을 권장한다.

당뇨병약 중 메트포르민은 국내 당뇨병 환자의 80%가 처방받는 당뇨병 치료의 1차 선택 약물로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 비타민B12 흡수에 필요한 내인성 인자를 방해하고 장 운동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B12 결핍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감각신경의 손상으로 손발이 따끔거리고 운동신경에 손상이 생겨 팔다리 힘이 빠지고 무력해지며 드물게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 비타민B12는 합성형인 시아노코발라민과 활성형인 메코발라민 형태가 있다.

고혈압약인 베타차단제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합성을 방해하여 오래 복용하면 체내 멜라토닌 양이 줄어든다. 이 경우 취침전 1-3㎎의 멜라토닌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음식 중에는 바나나, 토마토, 귀리, 옥수수 등에 멜라토닌이 풍부하다.

고혈압약중 이뇨제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상품명 다이크로짇) 등의 이뇨제는 신장에서 소변량을 늘리고 혈액량을 줄여 혈압을 낮춘다. 소변량이 늘면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B1이 몸 밖으로 많이 빠져나간다. 비타민B1은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라 몸에서 부족하면 생리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팔다리 저림, 다리 근력 약화, 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영양제는 티아민과 활성형인 벤포티아민, 푸르설티아민, 비스벤티아민이 있다.

위산분비억제제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여 위염, 역류성 식도염, 소화성궤양의 치료에 사용된다. 그러나 위산분비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위산이 줄어들면서 음식물에서 비타민·미네랄 등 대부분 영양소가 체내로 흡수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위장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종합영양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관절염이나 허리통증등으로 소염진통제를 장기복용하는 경우 위장장애를 막기위해 위산분비억제제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분들도 비타민, 미네랄등을 보충해 줘야 한다.

해열진통제로 유명한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오랜기간 복용할 경우 간에서 글루타치온을 많이 소진하게 해 글루타치온이 부족할 수 있다. 글루타치온은 간에서 독소를 분해하거나 독소를 배설하는 해독작용을 가지며 항산화기능도 있다.

또한 커피, 탄산음료는 미네랄을 고갈시키며 술은 비타민과 미네랄, 담배는 비타민C 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약물을 복용한다고 다 영양소의 결핍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는 부족 현상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영양소를 보충해 만성질환 치료와 건강한 생활을 함께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허명숙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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