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클린스만 감독,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새로운 지도력 접근법이 필요하다
[스포탈코리아] 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하 클린스만호)이, 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최종 모의고사에서, 전반 40분 이재성(32.마인츠)이 경기 균형을 깨는 결승골을 터뜨려 1-0으로 승리 2023 카타르 AFC 아시안컵(2024년 1월12일~2월10일) 도전에 청신호를 밝혔다.그렇다면 팀을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은 과연 한국 축구의 오명으로 굳어져 있는 '아시안컵 저주'를 풀어 줄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이 같은 우문에 답은 단연코 우승이다.
한국 축구가 AFC 아시안컵이 올 해로서 18회째를 맞고 있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1956년 초대 홍콩대회, 1960년 서울대회 등 두 차례 뿐이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10회 출전과 1970년대부터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독차지하다 시피 하며, 아시아 축구 강국으로 자리매김해 있는 한국 축구로서는 실로 명성에 걸맞지 않은 자존심을 구기는 결과다. 따라서 이번 카타르 AFC 아시안컵우승 목표는 그야말로 한국 축구에게 간절함과 절실함 그 자체다.
이에 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에게로 모든 국민과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축구에서 감독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도력은 2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만큼 감독의 경기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반면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관건은 선수 경기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점에 클린스만호의 카타르 AFC 아시안컵 엔트리에 대한 개인 역량이 대두된다. 클린스만호 카타르 AFC 아시안컵 엔트리는 총 26명이다. 그 중 12명이 유럽 빅리거다. 이는 카타르 AFC 아시안컵 참가 24개국 중 일본, 호주, 이란과 함께 최다 보유수를 자랑한다.
특히 대거 20명이 포함된 일본과는 그 숫자와 개인 역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따라서 '역대급' '초호화'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이런 강점을 직시할 때 분명 한국의 우승 가능성은 그 어느때 보다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선수 역량만으로 우승 목표를 실현하기에는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것이 바로 축구다. 이에 감독의 지도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록 경기에 감독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도력이 20% 정도에 불과하더라도 그 20%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술, 전략과 더불어 상대 정보에 의한 분석으로 맞춤 포메이션 및 선발라인업 선택은 물론 흐름과 상황, 분위기에 따른 경기 운영 그리고 용병술 같은 지략까지 발휘한다면 경기 결과는 승리로 귀결지어 질것은 틀림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콜롬비아, 우루과이, 페루, 엘살바도르,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 튀니지, 베트남, 이라크를 상대로 9차례 평가전과, 2026' 북중미 FIFA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싱가포르, 중국과의 2경기 등 총 11경기를 소화하며, 초반 5경기 졸전으로 3무 2패 무승 늪에 빠져 지도력 신뢰성 구축에 실패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그것은 11경기 모두 단판 승부였다는 사실이다. 경기에 단판 승부와 단일대회 승부는 준비부터 모든 면에 차이점이 있다.
그렇다면 우승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카타르 AFC 아시안컵에서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4회)인 '숙적' 일본, 아시아 축구 전통강호 이란, 2022' 카타르 FIFA월드컵 16강 진출국 호주를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복병으로 평가받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개최국 카타르 등을 상대로 한 '진검승부'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20% 필승 비책 지도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만약 그렇지 않고 '역대급', '초호화'라는 평가가 중론인 선수 역량만을 믿고 막연히 우승을 기대한다면, 한국 축구는 중요한 고비에서 발목이 잡히며 2019' UAE AFC 아시안컵 8강 탈락과 같은 불운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두 말할 필요성도 없이 손흥민 (32.토트넘 토트넘), 이재성(32.마인츠), 황인범(28.츠르베나 즈베즈다), 황희찬(28.울버햄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조규성(26.미트윌란),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빅리거 역량은 우승 능력을 갖추고도 남음이 있다. 이에 고무되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달 28일 가진 카타르 AFC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식에서 우승을 위한 필승 방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오직 "우리는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팀"과 같은 자화자찬 말과 선발 선수에 대한 명분 찾기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클린스만호는 아시아 각 국에 2022' 카타르 FIFA 월드컵 전부터 고수되어 오고있는, 대표팀 선수 구성으로 대회 참가국에 선수 역량과 성향 그리고 팀 전술, 전략이 일정부분 노출되어 있다.이런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클린스만호는 대망의 우승 성취를 위해 조별리그부터 (E조:한국,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 결승까지 총 7경기를 소화하여야 한다. 그 7경기 중 단판 경기 승부와는 다르게 한 두 차례 위기는 찾아온다.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각 포지션 2원화 체제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스트라이커 2명, 센터백 6명과 같은 불균형 체제로 이를 외면했다. 결국 이로 인하여 우승 목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약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를 의식 클린스만 감독은 최종 명단 발표식에서 제2 옵션인 9번 가짜 스트라이커를 언급했지만, 불가피성 원톱 운영으로 인한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함께, 결정력 미흡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어 16강전 부터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그동안 11경기를 소화하고 서도 아직까지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카타르 AFC 아시안컵이 진정한 '시험무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이다.
단언컨대 이번 카타르 AFC 아시안컵에서 선수는 가슴으로 축구를 하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새로운 접근법 없이 여전히 특징없는 공격 축구만을 고집한다면 한국 축구의 숙원 즉' 한'을 풀기 힘들다. 단판 승부에서는 선수들의 역량이 중요하지만 단일 대회에서는 멘털이 더 중요하다.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관리에 의한 부상 예방과 컨디션 조절 그리고 경기의 의미성과 가치성에 따른 로테이션 가동, 체력관리와 동기부여 및 사기진작 등 그야말로 클린스만 감독이 추구해야 될 우승 해법의 20% 지도력은 산적해 있다. 진정 클린스만 감독이 그 같은 모든 조건을 카타르 AFC 아시안컵에서 아우르지 못한다면, 우승 도전은 단지 '언감생심'의 말 잔치에 그친 채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할것은 틀림없다.
단언컨대 클린스만 감독은 이라크와 가진 최종 모의고사에서 지난 2월 부임 이후 파격적으로 플랜A와 B를 가동을 선택하며 카타르 AFC 아시안컵 우승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우승을 위한 20% 지도력의 전술, 전략적 축구에는 약점을 노출했다. 그렇다.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에게 한 "아무리 유명해도 우승컵이 없으면 소용없다"라는 말은 울림이 크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말은 '아무리 현역 시절이 화려했다 해도 우승컵이 없으면 지도자는 무능하다'라는 말이다. 과연 클린스만 감독이 유능한 지도자인가 그렇지 않으면, 무능한 지도자인가는 카타르 AFC 아시안컵이 명확히 증명해 줄것이다. 실로 한국 축구가 염원하고 있는 64년 만에 AFC 아시안컵을 제패하는 꿈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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