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떠난 이상민, 한동훈 만난 뒤 국민의힘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이 7일 “국민의힘 입당으로 마음을 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이 의원 입당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식적인 발표는 국민의힘과 같이 하기로 했다. 실제 마음은 이미 굳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아마 내일 입당 발표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의원 영입이 맞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이유에 대해 “어느 정치 세력이건 온전한 데가 없지만, 제가 정치적 뜻을 갖고 한국 정치 개혁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하겠다, 이런 각오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더 이상 제 공간이 없다고 판단해서 나온 것이다. 그러면 남아 있는 곳이 국민의힘 아니면 신당인데, 신당은 사실 지금까지도 좀 불확실하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뒤 연합세력을 구축하려고 물밑에서 노력을 해봤는데 제 역량으로는 좀 부족했다. 그래서 더 이상 있다가는 제가 기웃거리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생각해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이 의원은 “거기서 잘 될까, 만류하는 분들도 많은데 모험하는 것이다. 도전하는 것”이라며 “5선 국회의원으로서 한국 정치를 개선하는 데 한 번 도전을 해봐야 되지 않느냐, 이게 더 큰 동기”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날 점심 식사를 함께 한 뒤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이 의원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마음)이 압도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한계와 결함이 있는 국민의힘에서 조금 더 개선할 수 있도록 잘하면 해낼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 건 한 위원장을 만나서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해야 한다고 말한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된 뒤 폭력을 행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 등을 나열한 뒤 “저도 (한 위원장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고 얘기를 해보니 노력을 해서 국민의힘이 일신이 되고 개량이 되면 상대 당도 자극받고 한국 정치 전체에 선순환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현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서 간판만 국민의힘으로 바꿔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의원 지역구인)대전 유성을 지역구를 보장 받은 걸로 보는 게 맞지 않겠느냐”면서 “대전 유성을은 (국민의힘에서) 나갈 사람도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이석봉 전 대전시 부시장이 대전 유성을 출마를 선언했다가 지난 4일 대덕구로 지역구를 바꾼 바 있다. 이를 두고도 이 의원을 위해 국민의힘이 자리를 만들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달 3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돼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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