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번주 탈당 선언 예고 “인사드리고 용서 구할 생각”···신당 시계 다시 ‘째깍째깍’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으로 주춤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발걸음이 다시 빨라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번주 중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도 이 대표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최후통첩을 날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대표는 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탈당 시기를 이번 주로 못박은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국회에서 탈당 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 대표 피습 이후 이 전 대표는 신당 행보를 자제했지만, 창당 시계는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고 했지만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신당에 합류하는 현역 의원에 대해 묻자 “정치인의 거취는 남이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참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낙석연대, 즉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조어(낙석)에 대해서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서 제가 받아들이기 싫다”며 “지금은 그런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탈당 회견에 대해 “고별 인사 회견”이라면서 “인간적으로 (이 전 대표가) 자기 심경을 토로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전 대표가) ‘그동안 민주당과 (함께)해왔는데, 함께해왔던 여러 사람들에 대한 석별의 정이 있지 않느냐, 그리고 또 이제 상황이 이렇게 된 데 대해서는 나의 책임도 있지 않겠냐, 나 자신에 대한 성찰도 좀 해야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신당 창당은 2월초로 예상된다. 이낙연 신당 시간표는 원칙과상식 의원 4명(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의 거취 표명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전 대표측 인사는 “우리가 너무 앞장서면 단독 정당이 될 수가 있지 않느냐”며 “만들어 놓고 합당하는 건 힘드니까 웬만하면 다 같이 당을 만들고 싶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 피습 후 공개 행보를 자제했던 원칙과상식도 다시 시동을 걸었다. 원칙과상식은 이 대표 복귀 시점과 무관하게 자신들의 시간표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두고 “대표적 친명 의원들이 공관위원으로 들어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거대 양당의 욕망의 정치, 이래도 희망이 있는가”라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공관위원장 인사 및 공관위 구성을 비판했다. 이는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지대 신당’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의 기대와 달리 원칙과상식이 이 전 대표가 만드는 신당에 합류할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원칙과상식 소속 한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낙연 신당은) 선택지 중에 하나”라면서도 “너무 낡은 기득권 이미지라고 말씀도 여러 번 드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준석·금태섭·양향자 신당 등 제3지대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고, 유권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제3정당 창당의 정당성도 확보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을 뛰쳐나가 결국 야권만 분열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