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남편 몸에서 정자 추출, 허락해 주세요”…60대 여성 요청에 법원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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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남편 몸에서 정자를 추출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호주의 한 60대 여성이 죽은 남편의 몸에서 정자를 추출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했다.

7일(현지시간) ABC 방송과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언 등 호주 현지 언론과 가디언·AFP 등 외신에 따르면, 62세 호주 여성은 지난해말 남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이같은 내용의 긴급 심리를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주 대법원에 요청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13년과 2019년에 각각 딸과 아들을 잃었다.

지난해 남편이 죽기 전엔 남편의 정자를 이용한 ‘대리모 출산’을 남편과 상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전 남편이 갑자기 사망했고, 여성은 찰스 게어드너 병원 영안실측에 남편 정자를 보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병원측이 여러 이유를 대며 시간을 끌자, 여성은 주 대법원에 긴급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 여성은 의사로부터 아이를 갖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남편의 정자를 검사한 결과 체외수정(IVF)에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얻었다고 한다.

난자에 정자를 주입하는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심리를 맡은 피오나 시워드 판사는 “남편이 살아있었다면 자기 몸에서 정자를 추출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영안실에 있는 남편 시신에서 정자 조직을 적출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대법원이 여성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죽은 남편의 정자를 추출해 아이를 얻는 것이 의학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윤리적·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의대 로저 하트 교수는 “대다수 체외 수정 병원에서는 부모 중 적어도 1명은 50세를 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며 “60세가 넘은 이 여성이 사망할 경우 누가 아이를 돌볼 것인지,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죽은 남자의 시신에서 정자를 추출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