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타트업 투자 작년 30%↓…오픈AI 등 인공지능 3사는 ‘훨훨’

방성훈 2024. 1. 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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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 스타트업 투자 31조원…전년대비 5.6배 급증
투자액 80%가 오픈AI·앤스로픽·인플렉션AI 3사에 몰려
전체 스타트업 투자는 30% 급감…고금리·침체 우려 탓
"올해도 양극화 지속 전망…유니콘 나오기 어려워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인공지능(AI) 부문 투자는 대거 증가했다. 전반적으로는 1년 전보다 30% 줄었지만, 생성형AI 투자액은 5.6배 커진 것이다.

‘제2의 오픈AI’를 찾기 위한 열기는 뜨겁지만 고금리 장기화,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전반적인 투자 환경이 위축된 탓이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AFP)
美 AI 부문 스타트업 투자액 1년 새 5.6배 급증

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미국 조사회사 피치북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2월 초 기준 생성형 AI 부문에서 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이 237억 8000만달러(약 31조 30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5.6배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80%는 오픈AI, 앤스로픽, 인플렉션AI 등 3개사에 집중됐다. 생성형 AI 부문에 대한 투자액은 전체 스타트업 투자액의 약 14%를 차지한다.

생성형 AI에 대한 열풍을 이끌어낸 건 ‘챗GPT’의 오픈AI다. 챗GPT의 주간 이용자 수는 작년 11월 약 1억명에 달한다. 오픈AI는 지난해 16억달러(약 2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2800만달러(약 368억원)의 57배 규모로, 월 구독료가 20달러인 유료 서비스 ‘챗GPT 플러스’를 출시하는 등 수익화에 나선 영향이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130억달러(약 17조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으며, 최근 진행한 자금조달에서는 기업가치가 1000억달러(약 131조 6000억원)로 책정됐다. 오픈AI의 경영진은 올해 3배 이상 늘어난 50억달러(약 6조 60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생성형 AI인 ‘클로드2’를 개발해 챗GPT와 경쟁하고 있는 앤스로픽도 지난해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7억 5000만달러(약 9900억원)를 조달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아마존이 최대 40억달러(약 5조 2600억원)를, 10월에는 구글이 20억달러(약 2조 6300억원)를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기업가치는 최대 184억달러(약 24조 2100억원)로 평가된다. 인플렉션AI는 지난해 중순 MS,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13억달러(약 1조 7100억원) 투자를 받았으며, 이 회사의 챗봇은 감정 이해도가 높아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AI로 자금쏠림현상 심화할 듯”

AI 부문에 대한 투자 열기와 대조적으로 미 전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은 전년 동기대비 30% 급감한 1706억달러(약 224조 5100억원)로 집계됐다.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고금리 장기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은행이나 벤처캐피탈 등이 스타트업에 돈을 빌려주기 꺼리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대출의 ‘큰 손’ 역할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지난해 3월 파산한 여파가 컸다. 닛케이는 “자금조달 등 금융환경이 악화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미상장 기업)이 새롭게 등장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임프루브어빌리티AI의 티 건볼드 최고경영자(CEO)는 투자가 AI에 쏠린 것은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모든 기업에서 AI가 지속가능성 책임자 등을 맡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양한 유니콘에 투자하고 있는 세일즈포스 VC 부문의 존 소모자이 사장은 “생성형 AI는 아이폰 이후 가장 큰 기술 혁신”이라며 “소비자나 기업이 기술을 접하는 방법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AI에 대한 열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기업 플러그앤플레이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3일동안 개최한 이벤트에 AI 및 기후변화 등에 관심이 높은 3000여명이 몰려들었다. 퓨전펀드 VC의 설립자인 루장은 “올해 투자가 다소 회복되겠지만 일부 유력 업체에 자금이 쏠리는 양극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신규 기업공개(IPO) 회복 등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인수·합병(M&A)이 먼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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