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활동을 2년 만에 넘어섰다’…예능인 재발굴의 새 통로 ‘부캐릭터’[스경연예연구소]
2019년 유재석의 ‘유산슬’이 트로트계의 샛별이 되면서 ‘부캐릭터’는 지금 예능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 요소가 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이 인기를 얻었지만, 방송가에 새로운 얼굴이 유입되는 사례는 드물었고 결국 창작자들은 ‘알던 얼굴의 재발견’을 노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캐릭터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예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때로는 20년 넘게 알던 얼굴에 신선함을 부여했고, 전혀 알지 못하던 얼굴에 유명세를 안겨줬다. 2024년 지금의 예능 역시 얼마나 부캐릭터를 잘 선정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게 됐다.
그룹 ‘플라이투더스카이’ 멤버로 25년이나 활동했던 가수 브라이언은 최근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 중 하나다. 그의 ‘부캐릭터’ 청소광 미국 아저씨 캐릭터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브라이언의 웹 예능 ‘청소광브라이언’은 유튜브 조회수 100만은 가볍게 돌파하는 인기 콘텐츠로 떠올랐다. 더불어 브라이언을 다시 소환하는 TV 예능도 늘어났다. 지난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그는 “1년에 157억원을 벌었다”는 근황을 공개하며, “가수 활동 20년보다 최근 2~3년의 수익이 더 많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개그맨 황제성도 비슷한 케이스다. 2007년 MBC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는 MBC ‘개그야’ ‘코미디에 빠지다’와 tvN ‘코미디빅리그’ 등 공개 코미디를 통해 이름을 알렸지만, 인지도는 제한적이었다. 게다가 지난해 ‘코미디빅리그’마저 종방하면서 TV에서는 그의 설 자리가 없었다.
그를 수렁에서 꺼내어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 명의 팝스타였다. 최근 파격적으로 이미지를 바꾼 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가 주인공이다. 샘 스미스의 노래 ‘언홀리(Unholy)’와 란제리, 코르셋을 중심으로 한 파격적인 콘셉트의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됐는데, 졸지에 황제성과의 닮은꼴로 떠오르면서 황제성의 주가가 올랐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닮은 꼴 퍼포먼스를 올리던 황제성은 실제 샘 스미스가 호응해준 이후로 본격적으로 ‘킹스미스’라는 부캐릭터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실제 샘 스미스 내한공연 때 그와 만나고, 향후 영국에서의 재회를 약속하는 등 ‘킹스미스’는 황제성의 재도약 원동력이 됐다.
이렇게 알려진 이들의 ‘재발견’에 도움을 주는 것이 ‘부캐릭터’의 장점이라면, 아예 인지도가 없었던 이들의 급부상에도 원인이 된다.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 중인 방송인 나선욱이 그러한 케이스다. 1992년생인 나선욱은 코미디 콘텐츠를 중점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방송사 개그맨 공채시험을 거치지 않은 인물이다. 인덕대 방송연예과를 나온 그는 황인심, 장영호와 함께 만든 유튜브 채널 ‘별놈들’로 인기를 얻었다.
채널은 2024년 1월 현재 124만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나선욱은 채널에서 ‘문신돼지’ ‘뚱시경’ ‘뚱종원’ ‘99대장’ 등 다양한 부캐릭터로 활약하며 2023년 가장 각광받는 코미디 크리에이터로 성장했다. 이러한 활약은 그가 개그맨 비공채 인물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로얄’에 출연하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각종 숏폼 플랫폼의 인기에 따라 늘어나고 있는 댄스 챌린지에서도 또 한 명의 부캐릭터가 인기를 끌었다. 2016년 SBS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조훈이 주인공이다.
메타코미디 소속으로 ‘면상들’이라는 팀으로 활동 중인 조훈은 ‘웃찾사’의 폐지로 공개 코미디에서는 1년도 안 되는 활동기간이 있었지만 숏폼 콘텐츠를 통해 주가를 높였다.
지난해는 그 유행의 극치였는데, 지난해 7월5일 낸 첫 디지털 싱글 ‘홍박사님을 아세요?’는 완곡보다는 숏폼으로 진행되는 댄스 챌린지를 통해 초등학생을 비롯한 로우틴(10대 초반) 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1월 나온 후속곡 ‘할 말이 없네’ 역시 댄스 챌린지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조주봉의 챌린지는 가사의 내용이 다소 선정적이라 챌린지의 주 소비자인 초등학생들의 부모들 사이에서는 ‘금지곡’ 수준으로 여겨지는 등 홍역도 치렀다.
웹을 기반으로 활약하는 부캐릭터들은 조금 더 ‘금기의 영역’을 건드리며 인기를 얻어, 예능인의 유명세 새로운 가도를 제시하는 등 유행을 만들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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