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혹한 일제치하 경성에서 오페라로 투쟁하는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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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혹한 시기 동일한 꿈을 꾸는 사람도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곤 한다.
청년들이 준비하는 오페라 'I Sognatori(꿈꾸는 자들)'는 베네치아 사람들이 외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오페라는 윤이선의 꿈이 되고, 함께 공연을 준비하며 연인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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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우리는 모두 진흙탕에 있지만 우리 중 누군가는 별을 올려다보기도 한다."(오스카 와일드)
엄혹한 시기 동일한 꿈을 꾸는 사람도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곤 한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싸운 한국인이 직접 총칼을 든 무장투쟁론자와 문화 진흥에 힘쓴 실력양성론자로 나뉜 것처럼.
뮤지컬 '일 테노레'(이탈리아어로 '테너'라는 뜻)는 오페라를 통해 독립운동을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학생 항일운동 단체 '문학회'는 오페라 'I Sognatori(꿈꾸는 자들)'를 공연해 민중의 항일 의식을 고취하려 하지만 일부 구성원은 문화예술이 아닌 무력으로 일제와 싸워야 한다고 반발한다.
청년들이 준비하는 오페라 'I Sognatori(꿈꾸는 자들)'는 베네치아 사람들이 외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일제에 자유를 빼앗긴 한국인의 처지를 상기한다. 일제에 부모님을 여읜 청년, 친일파 부모를 둔 학생 등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민중의 독립 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차근차근 공연을 준비해 나간다.
작품을 이끄는 인물은 주인공 윤이선이다.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오페라는 윤이선의 꿈이 되고, 함께 공연을 준비하며 연인도 만든다. 어두운 시대에 바른 길을 걸으면서도 꿈과 사랑을 좇는 청춘의 모습이다. 윤이선을 연기하는 서경수 배우는 재능을 꽃피우며 환희에 젖은 청년과 사랑에 빠진 숙맥의 모습을 특히 실감 나게 연기한다.
작품을 절정으로 이끄는 것은 투쟁의 방향을 두고 '문학회' 내부에 자리해 있던 갈등이다. 공연 날이 가까워지면서 조선총독부의 감시는 촘촘해지고 구성원 간 대립이 격해진다. 오페라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합심하던 세 사람은 점차 다른 생각을 품는다.
정의를 실현하기 어려운 것은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방식의 선택은 옳고 그름이 아닌 의견 영역인 때가 많다. 꿈과 사랑, 정의의 다면성을 체험하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지난해 12월 초연에 들어간 '일 테노레'는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대표 신춘수)가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합심했던 박천휴와 윌 애런슨이 각각 작사와 작곡을 맡고 뮤지컬 '데스노트', 연극 '환상동화'에 참여한 김동연이 연출을 담당했다.
공연은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진행된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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