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은 긍정도 부정도 안 했다…"다이어 뮌헨 이적, 최종 결제만 남아"

맹봉주 기자 2024. 1. 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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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 다이어.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분명 이적이 가까워진 건 맞다. 하지만 아직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인 이탈리아의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6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이 새로운 센터백으로 에릭 다이어 영입을 앞두고 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데려오려 한다. 토트넘도 다이어와 결별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독일의 플로리앙 플라텐버그 기자는 한술 더 떴다. "다이어와 뮌헨이 이적에 구두로 합의했다"고 알렸다. 구체적인 계약 기간과 이적료도 공개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0억 원)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이어 이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구단 프런트에게 물어봐라. 지금은 할 말이 없다. 아마 구단 측에서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다이어와 뮌헨이 구두로 이적에 합의한 건 맞지만, 아직 최종 사인한 건 아니다. 최종 성사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이어는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센터백 수비수다. 잉글랜드 출신이지만 포르투갈 스포르팅 유스팀에서 성장해 프리미어리그까지 입성했다. 커리어 초반 주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 하지만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토트넘에서 중앙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4-2015시즌부터 꾸준히 활약했다. 2018-2019시즌을 제외해면 모두 시즌당 30경기 이상씩 뛰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은 커리어 하이에 해당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토트넘 수비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매경기 주전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뽑히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선 토트넘 내 손흥민과 가장 친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 다이어.

하지만 지난 여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새 사령탑이 되며 얘기가 달라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전력에서 배제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새로 영입한 판 더 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로 수비 센터백 라인을 꾸렸다. 결과도 좋았다. 토트넘은 시즌 개막 후 10경기 동안 프리미어리그 무패를 달렸다. 8승 2무. 프리미어리그 1위였다. 다이어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 기간 다이어는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토트넘은 승승장구했다.

다이어의 이적설이 불거졌다. 사실 다이어 이적설은 개막 전부터 흘러나왔다. 바이에른 뮌헨이 적극적이었다. 수비 라인 선수층이 얕아 다이어를 요긴한 백업 요원으로 봤다. 토트넘 시절 다이어를 중용했던 주제 무리뉴가 있는 AS 로마도 눈독을 들였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다이어가 나가는 건 당연해 보였다. 토트넘으로서도 잉여 자원인 다이어를 굳이 지킬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토트넘의 달라진 상황으로 다이어의 입지가 다시 넓어질 기회를 받았다. 판 더 펜이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며 토트넘은 센터백이 급해졌다. 토트넘이 다이어를 뮌헨으로 보내면 가뜩이나 얕은 선수층이 더 헐거워진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다이어를 지키는 쪽으로 선회했다.

뮌헨은 당황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다이어 영입이 가까워진 듯 했다. 다이어 역시 뮌헨행에 관심을 보였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다이어는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뮌헨으로 이적하는 것에 관심이 크다. 토트넘 역시 다이어를 내보내려 한다. 다만 토트넘은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으로 다이어를 보낼 계획이다"고 알렸다.

무엇보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쉴 시간을 주는 게 중요했다. 다이어가 온다면 김민재로선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현재 뮌헨에서 15경기 연속 풀타임 뛰고 있는 김민재는 체력적인 부담이 큰 상황이다. 국내는 물론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 혹사 논란은 주요 논쟁거리다. 독일 현지도 김민재 혹사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의 체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민재의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지금의 경기력을 얼마나 유지할지 모르겠다"며 "바이에른 뮌헨은 중앙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가 3명밖에 없다. 이 포지션에서 선수층이 매우 얕다. 그런 가운데 김민재는 뮌헨 주전 중앙수비수로 유일하게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다. 문제는 그의 체력이다. 곧 A매치 기간이지만,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김민재는 또 경기를 뛰어야 한다. 쉴 시간이 없다. 뮌헨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김민재는 쉴 시간이 없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 컵대회를 병행하며 팀 공수의 중심에 섰다. 중간중간엔 한국 대표팀에 차출되어 A매치도 소화했다. 김민재에 대한 수비 의존도, 뮌헨의 허약한 중앙수비 선수층이 겹치며 출전 시간 조절이 안 되고 있다. 또 다른 중앙수비수 마타이스 더 리흐트는 지난 여름 네덜란드 대표팀 경기 도중 부상을 입어 결장하고 있다. 김민재와 짝을 이뤄 출전 중인 중앙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도 부상으로 쉰 경기가 적지 않았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너무 많이 뛰었다. 그가 뮌헨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 말이 '안녕하세요'였다. 지금은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할 것 같다. 그 정도로 김민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알렸다.

▲ 토트넘에서 자리를 잃었다.

그러던 중 다시 다이어의 이적설이 터졌다. 판 더 펜 부상 이후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이어를 중용하지 않은 게 결정타다. 팀 상황과 관계 없이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자리를 완전히 잃었다. 뮌헨의 핵심 수비수로 거듭난 김민재가 오는 12일에 시작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뮌헨은 다이어 영입으로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투헬 감독의 요청을 들어줄 수 있게 됐다. 투헬 감독은 오랫동안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를 요청했다. 자연스레 뮌헨은 다이어 영입으로 두 가지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현지 매체들은 앞다투어 다이어의 이적 소식을 보도 중이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뮌헨은 토트넘 수비수인 에릭 다이어를 센터백 옵션 중 하나로 협의하고 있다. 다이어의 이적은 1월에 성사될 것이며,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 역시 “토트넘의 다이어가 뮌헨 이적에 합의했다. 다이어는 예전 동료인 해리 케인과 뮌헨에서 재회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케인이 뮌헨에 다이어 영입을 추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작년 여름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이 투헬 감독에게 다이어를 추천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이적설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토트넘은 6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토트넘은 후반 33분에 나온 페드로 포로의 결승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모두의 관심은 다이어에게 쏠려 있었다. 다이어는 이날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로마노 기자는 번리전이 시작되기 전 “다이어는 뮌헨과 합의했기에 번리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적극 부인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다이어의 명단 제외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여기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는 어제 몸이 아팠으며 훈련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결장한 이유가 부상 때문이었음을 설명했다.

곧바로 다른 기자가 “다이어는 뮌헨과 합의가 있었다”라고 언급하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개인적인 이슈이며, 진실에 의문을 갖지 마라. 다이어가 부상을 당했다고 말하면 부상을 당한 것이다”라고 맞받아쳤다. 이어서 “다이어는 다른 것과 관련 없이 그저 부상을 당한 것이다. 내가 들은 것도 없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내가 그걸 들었다고 말했을 것이다”라며 이적설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 손흥민 곁을 떠나 김민재에게 간다.

다이어의 이적설이 구체화 되자 토트넘 팬들과 뮌헨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드디어 최악의 수비수를 떠나보내게 된 토트넘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뮌헨 팬들은 충격에 빠져 있다. 명실상부한 독일 최강팀이 토트넘 최악의 수비수를 데려온다는 소식은 팬들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토트넘 입단 이후 단 한 개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했던 다이어는 토트넘보다 먼저 무관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 뮌헨은 현재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밀려 독일 분데스리가 2위에 올라 있지만, 여전히 우승 후보 1순위 팀이다.

한편 토트넘은 다이어의 방출과 함께 새로운 센터백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국 매체 '스카이 스포츠'는 4일 "토트넘의 겨울 이적 시장 영입은 센터백 수비수가 될 것이다. 특히 제노아의 라두 드라구신에게 관심이 크다. 곧 영입전에 착수할 것"이라고 알렸다.

드라구신 외에도 마크 게히, 장클레어 토디보에게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플랜B다. 우선순위는 드라구신에게 있다. 루마니아 출신의 2002년생 드라구신은 현재 세리에A 제노아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191cm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

풀백 소화가 가능할 정도의 스피드도 지녔다. 비교되는 선수가 전 맨유 철벽 수비의 대명사이자 주장이었던 네마냐 비디치다. 그래서 별명이 '제2의 비디치'다. 제노아는 지난 시즌 드라구신을 임대로 데려왔고, 지난 여름 완전 영입에 성공했다. 이적료는 500만 파운드(약 82억 원).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방출 조항이 포함됐다. 바이아웃 액수는 2,600만 파운드(약 430억 원). 그때만 하더라도 꽤 높은 바이아웃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드라구신이 연일 맹활약하며 주가가 폭등했고,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의 레이더에 들었다. 특히 센터백 보강을 원하는 토트넘, 맨유, 아스널이 적극적이다.

김민재는 케인에 이어 또 한 명의 토트넘 출신 동료를 맞이하게 됐다. 다이어의 영입은 김민재가 조금 더 많은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를 떠나 뮌헨에 합류했다. 합류 당시에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등 기존 주전 센터백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과 달리, 김민재는 빠르게 주전을 꿰찼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을 당하며 졸지에 팀 내 유일한 주전급 중앙 수비수가 됐다. 결국 김민재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독일 포칼 컵 경기를 비롯해 무려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기도 했다. 투헬 감독도 이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었고, 결국 꾸준히 새로운 센터백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다이어가 합류하게 된다면, 김민재는 어느 정도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민재.

그러나 단점도 명확하다. 다이어는 수비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하곤 한다. 토트넘에서의 불안함이 뮌헨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김민재가 다이어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면, 넓은 범위의 지역을 커버해야 할 지도 모른다. 결국 체력적인 부담 대신 경기장에서의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

김민재는 다이어의 이적설에 앞서 독일 분데스리가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에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11명의 선수를 선정했다.

김민재는 4-3-3 포메이션에서 백4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후방을 든든히 지킨 독일 국가대표 출신의 마츠 훔멜스와 함께 중앙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는 독일에 빠르게 적응한 뒤, 뮌헨에서 리그 15경기를 소화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김민재는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90분당 평균 볼 터치 횟수를 기록했으며, 전체 패스 횟수 2위에 올랐다. 또한 몸싸움 승률에서도 팀 내 1위를 차지했다"라고 전했다.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활약이 좋았던 11명을 살펴보면 김민재를 비롯해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제레미 프림퐁(이상 바이어 레버쿠젠), 마츠 훔멜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포백을 이뤘다. 중원에는 그라니트 자카와 플로리안 비르츠(이상 바이어 레버쿠젠), 사비 시몬스(라이프치히)가 뽑혔고, 최전방 세 자리는 해리 케인, 르로이 사네(이상 바이에른 뮌헨),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가 선정됐다. 골키퍼는 그레고어 코벨(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 차지했다.

김민재는 지난해에 세계 최고의 중앙수비수라는 찬사도 받았다. 영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2023년을 정리하며 올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센터백(중앙수비수) 5명을 선정했다. 순위도 매겼는데 이중 1위가 김민재였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 중앙수비수라는 의미다. '스포츠키다'는 "김민재는 2022-2023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에 우승시켰다. 피지컬은 물론이고 기술과 정신적인 면에서도 최고다. 현재 기준 세계 최고의 센터백 수비수다"고 평가했다.

▲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가면 해리 케인과 다시 만날 수 있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뽑는 '월드 베스트 11'에도 이름 올렸다. IFFHS는 5일(한국 시간) 지난 시즌 활약한 전 세계 선수를 대상으로 '월드 팀 2023'을 선발해 발표했다. 김민재는 3-4-3 대형에서 가운데 수비수로 뽑혔다. 풀백이자 팀 동료인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와 후방에 배치됐다. 지금까지 아시아 선수가 이 명단에 든 건 김민재가 처음이다.

뮌헨은 이런 김민재 없이 겨울을 보내야 한다. 김민재가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한국 대표팀에 소집됐기 때문이다. 아시안컵은 1월 12일부터 2월 10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은 바레인, 말레이시아, 요르탄과 한 조에 있다. 1차전은 15일 바레인과 경기다.

한국이 결승까지 간다면 2월 중순까지는 뮌헨에서 뛸 수 없다. 뮌헨은 큰 타격이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시 빌드업에서도 김민재는 핵심이다. 빠르게 대체 자원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지난해부터 이적설이 돌던 다이어 영입에 더 속도를 가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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