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반등만 기다렸는데"...홍해 리스크, 청룡의 해 비상 나선 K-수출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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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둔화로 고전을 겪은 국내 가전업계를 비롯한 산업계가 이번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운하의 관문인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업계는 각 지역별로 확보하고 있는 재고 물량과 유럽 내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당장의 여파는 없다"라는 입장이지만 경색 국면 장기화에 따라 유가와 운임료 등 원가 부담이 상승할까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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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예맨 후티 반군의 홍해 지역 선박 공격을 우려해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을 지불해 아프리카 희망봉 쪽으로 우회하기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시간이 최장 2주까지 길어진다. CNBC방송은 후티의 공격을 피해 우회로를 택한 운송업체들의 물류량은 최근 몇 주간 2000억달러(약 262조원) 규모를 넘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값싼 가격을 내세운 중국업체에 대항하기 위해 사업의 무게추를 유럽·북미 프리미엄 시장으로 옮긴 국내 가전업계는 사태 장기화로 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질까 긴장하고 있다. LG전자 매출에서 유럽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3·4분기 매출 비중은 14.5%에 달했다.
홍해를 이용하는 상선 대부분 목적지는 유럽으로, 수요 둔화로 가뜩이나 침체된 가전업계는 유가와 운임료 등 원가 부담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 대표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1일 1010.81서 지난 5일 1896.65로 1달새 72.6% 급등했다. SCFI가 1700선을 넘어선 건 팬데믹으로 공급망 충격이 발생했던 지난 2022년 10월 21일(1778.69) 이후 14개월만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부산에서 유럽으로 가는 경우는 지난해 11월17일 기준 1199달러에서 지난해 12월28일 2495달러로 배 이상 급증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박 계약은 분기, 반기 단위로 진행돼 현 상황에선 직접적인 여파는 없다"면서도 "해상운임지수가 급등 추세고,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장기화에 대비해 선박 중간 경유지를 통한 환적과 유럽지역 생산기지의 가동률 확대 등 방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헝가리와 폴란드에 각각 TV 생산법인과 가전제품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폴란드에 TV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난해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자동차 수출에 부정적인 여파가 미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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