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참모였던 강승규, 고향 홍성·예산서 도전장 "지방 살릴 적임자"[총선人]
"마포에서 도망 아냐…지방시대 부활 프로젝트 만들 것"
내포신도시에 '의료 비즈니스 벨트' 조성 목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 다가가는 게 최선의 선거운동"
[이데일리 권오석 박태진 기자] “지방 출신이면서, 서울에서 정치도 해본 내가 지방을 살리는 선도적 모델을 만들 적임자다.”
지난 4일 만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게 이번 총선에 나서는 포부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그는 지난 18대 국회 당시 마포 갑 의원으로 활동했던 정치인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서는 자신의 고향인 홍성·예산으로 내려가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강 전 수석의 말대로, 지방균형발전은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이다. 1년 7개월 동안 초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서 정부의 국정 철학을 몸소 실천함과 동시에 지방을 살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맞으며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하지만, △인구절벽 △지방소멸 △청년불안 등 국가 존망이 걸린 위기 요인을 맞닥뜨린 상태다. 강 전 수석은 “국가 소멸 위기가 강하게 퍼져 있다.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해결하는 데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게 ‘지방의 부활’”이라고 말했다.
그 지역만의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 지방에 이전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주면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지방에 머물고 서울로의 인구 유출도 떨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홍성·예산을 살릴 대책으로 ‘의료 비즈니스 벨트’를 제시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했던 대덕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는 당시 프로젝트의 최초 제안자라고 한다.
강 전 수석은 “내포신도시에 연구소와 기업이 들어와서 의료 특구가 만들어지면, 산학연 프로젝트를 통해 홍성·예산에 의료 비즈니스 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게 내 구상”이라며 “고속전철(경부선-서해선 KTX)까지 연결되면 홍성·예산에서 서울까지 40~50분대 거리가 돼 서울에서도 좋은 인재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지역구 경쟁자는 강력하다. 같은 당의 현역 4선 중진인 홍문표 의원을 넘어서야 한다. 강 전 수석은 “홍 의원은 농업 분야에서 오래 일해온 전문가다. 다양한 경험도 있다. 존경한다”면서도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성은 다르다. 현 시대는 4차 산업시대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를 가져올 사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예측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면서, 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국민에게 다가가는 게 최선의 선거운동”이라며 “야당의 폭주 속에서 여의도 정치가 국민 문법과 유리돼 있다. 많은 국민들이 국민 문법으로 대한민국 정치가 교체·혁신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국민 속으로, 국민 문법으로 선거 운동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외에도 새로 진영을 갖춘 ‘2기’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은 최고의 정책 결정 기능을 하는 만큼, 민생 현장과 유리되면 안 된다”면서 “그간 공부하고 학습한 것보다, 현장에서는 국민이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해 실질적인 정책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강 전 수석과의 일문일답.
-초대 시민사회수석으로 활동한 소회가 있다면.
△나름 ‘윤석열표’ 시민사회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싶었다. 종교, 체육, 사회복지 등 국민이 실제 아파해 소통할 수 있는 현장을 찾아갔다. 미디어나 간접적인 방식으로 소통할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아쉬움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소통하며 윤 정부의 국정 철학을 전하려고 했다.
잘한 부분을 꼽자면,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려 했다는 것이다. 국민 제안 등을 정책에 반영해 바로잡기도 했다. 가령, 국민제안 중 각종 집회·시위로 국민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부분을 개선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관계부처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었다. KBS 수신료 분리징수의 경우에도 대다수 국민이 분리징수에 찬성하거나 (수신료) 폐지를 요구하다 보니 이에 대해서도 관련부처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대통령실 2기 참모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통령실이라는 곳은 국민과 유리될 수 있다. 최고의 정책 결정 기능을 하는 만큼, 민생 현장과 유리되면 안 된다. 윤 대통령이 현장 소통 강화를 매우 강조한다. 나도 1년 7개월을 지내며 나름 현장 소통을 강화한다고는 했는데 많은 게 부족했다. 2기에는 유능한 전문가들이 구성됐다. 그간 공부하고 학습한 것보다, 현장에서는 국민이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해 실질적인 정책으로 마련해야 한다.
-‘여당 위기론’이 파다하다. 총선 결과를 전망한다면.
△지금 상황에서 예측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국민에게 다가가는 게 최선의 선거운동이다. 지금은 야당의 폭주 속에서 여의도 정치가 국민 문법과 유리돼 있다. 많은 국민들이 국민 문법으로 대한민국 정치가 교체·혁신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국민 속으로, 국민 문법으로 선거 운동을 해야 한다.
-마포에서의 재도전이 아닌 고향인 예산으로 내려간 이유는.
△마포에서 도망간 게 아니라, 어려운 지방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내려온 것이다. 지방시대 부활 프로젝트를 만들겠다는 게 내 비전이다. 지방 출신이면서, 서울에서 정치도 해본 내가 지방을 살리는 선도적 모델을 만들 적임자다.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넘어섰지만, 기회와 위기 요인이 상존한다. 가장 큰 위기 요인으로 △인구절벽 △지방소멸 △청년불안 이 3가지가 하나로 얽혀 있다.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미래는 매우 불안하다. 국가 소멸 위기가 강하게 퍼져 있다.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위협하는 저 3가지 요인을 해결하는 데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게 ‘지방의 부활’이다. 저출산 해결, 지방시대 부활, 청년불안 극복 등을 위해선 지방을 살만한 곳이자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 중앙의 권력과 예산과 기업을 강제로 지방에 내려보낸다고 되지 않는다.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 지방에 이전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주며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도 지방에 머물고 서울로의 인구 유출도 떨어질 것이다.
△나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추진했던 대덕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최초 정책 발의자였다. 기초과학에서 나오는 연구 성과물을 가지고 기업이 신약, 신소재 등을 개발한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 중이온 가속기는 지난해부터 가동되기 시작했고,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에서는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연구 성과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예산의 내포신도시에도 연구소와 기업이 들어와서 의료 특구가 만들어지면, 산학연 프로젝트를 통해 홍성·예산에 ‘의료 비즈니스 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게 내 구상이다. 여기에, 고속전철(경부선-서해선 KTX)까지 연결되면 홍성·예산에서 서울까지 40~50분대 거리가 돼 서울에서도 좋은 인재가 올 수 있다. 이처럼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 기업과 일자리가 있어야 정주 인구가 늘고 지방이 살아난다.
-현역 4선 중진의 홍문표 의원을 상대해야 하는데.
△홍 의원은 농업 분야에서 오래 일해온 전문가다. 다양한 경험도 있다. 존경한다. 하지만,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성은 다르다. 현 시대는 4차 산업시대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를 가져올 사람이 필요하다.
-대통령실 참모들이 총선에서 험지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출마 지역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치인으로서 어떤 어젠다(agenda·의제)를 가지고 있느냐다. 나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 홍성·예산을 택했다. 정치인들은 여의도에서 매일 싸움이나 하고 있다는 게 국민이 느끼는 평균적인 생각 아닌가. 정치인 모두의 잘못이다. 시대적 어젠다가 없어 정치를 왜 하는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국민에 보여줘야 한다. 자신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왜 그 지역구를 가는지 분명한 이유가 있으면 된다.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하고 창당을 발표했는데.
△이 전 대표가 우리 당의 젊고 신선함을 보여줬지만, 그 외 활동에서는 많은 실망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탈당을 해서 뭔가 변화를 준다고 하는데, 과연 국민에 소구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파괴력 있을 것 같진 않다. 오히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폭발하고 있다. 하나의 정치인으로서 브랜드가 있다. 한 위원장은 겉과 속 모두 알맹이가 꽉 차있다. 이 전 대표와는 다른 모습을 봤다. 우리 당이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한 위원장을 통해 갈망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윤심’(尹心) 비판을 극복하고 당정 관계를 재정립할까.
△윤 대통령은 누구보다 깊은 철학과 역사의식, 시대적 소명을 가지고 있다. 본인이 정치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정치를 추구하지 않은 분이었으나, 국민의 부름으로 온 거다. 시대정신과 철학이 한 번도 흔들리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용산과 여의도가 수평 관계인지 수직 관계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동선(善)을 바라보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컬래버’(collaboration·협업)에 기대를 하고 있고, 잘해낼 거라 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피습을 당했는데.
△(테러는) 우리 정치에 있어선 안 되는 민주주의 최대의 적이다. 누가 피습을 당하든, 이런 정치가 21세기에 일어난다는 게 분통할 일이다. 다만,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또 역이용하는 건 한국 정치를 더욱 망하게 하는 길이다. 안타깝고, 빨리 회복하길 빈다.
-윤 대통령의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가 향후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지금 와서 두 가지 사건을 엮어 특검을 임명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팬덤정치’, ‘개딸정치’라고 불리는 야당의 화려한 수법이자 최악의 수법이다. 국민이 총선에서 분명히 심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한동훈 위원장이 쓴 슬로건을 인용하자면, ‘국민 문법으로 정치를 교체해야 한다’가 첫 번째 모토(motto·신조)다. 국민 문법으로 586 팬덤정치, 이념정치, 패거리 정치, 카르텔 정치를 끊어내야 한다. 두 번째 모토는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모델, 홍성·예산’이다. 지방시대 로컬 브랜드, 맞춤형 산업화 정책 등 지방의 부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걸 홍성·예산에서 반드시 해보겠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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