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굶고 욕 먹고 다치고" 천안 이동노동자 차별 노출 만연

윤평호 기자 2024. 1. 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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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방행정발전연구원이 지난해 말 천안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 제출한 '천안시 이동노동자 실태조사 및 지원정책 수립 용역 보고서'에 실린 이동노동자 심층면접조사 내용이다.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조사 결과 이동노동자 58%가 차별 및 부당 대우 경험을 응답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전국 26개 지자체가 이동노동자 권익 증진과 종사자별 안전 및 건강증진 등의 지원 조례를 제정, 이동노동자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천안시에 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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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노동자 58% 차별 부당대우 경험, 권익증진 조례 제정 필요
사진=게티이미지

[천안]"업체에서 보수를 받지 못하거나 프로그램 이용 일시 정지, 계약 강제 해지, 비용 손해에 대한 부당한 부담 요구 등이 있었지만 일을 계속해야 해서 참았다(대리기사)",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방문교사에 대한 갑질 등 차별 및 부당 대우가 심하다(방문교사)", "반말이나 새벽 시간 전화로 배송문의를 하거나 비오는 날 택배물이 젖은 것에 항의 등이 비일비재하다(택배기사)", "배송이 늦어지는 일로 폭언 등이 종종 발생한다(배달기사)"

충남지방행정발전연구원이 지난해 말 천안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 제출한 '천안시 이동노동자 실태조사 및 지원정책 수립 용역 보고서'에 실린 이동노동자 심층면접조사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천안지역 이동노동자 상당수가 폭언 등 차별에 시달리고 식사도 거르는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대리운전기사, 방문교사, 택배기사, 배달기사 등 4개 업종 400명 이동노동자가 참여했다.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조사 결과 이동노동자 58%가 차별 및 부당 대우 경험을 응답했다. 대리기사, 방문교사, 택배기사는 10명 중 6명이 차별 및 부당 대우 경험을 토로했다. 경험한 차별 부당 대우 유형은 나이차별이 1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언 폭행 108건, 학력차별 81건 순을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 연령대별로는 3·40대에서 주로 발생했다.

식사는 일하다 시간 날 때 불규칙적으로 해결한다는 응답이 68%였다. 대리기사와 택배기사는 불규칙적으로 식사를 해결하거나 굶는다는 응답이 각각 95%, 96%에 달했다. 이동이 잦은 업무 특성상 이동노동자 10명 중 4명(39.4%)은 다친 경험이 있었다. 상해 시 처리는 사고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보험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2.9%로 절반을 넘었다. 산재보험 처리는 8.3%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전국 26개 지자체가 이동노동자 권익 증진과 종사자별 안전 및 건강증진 등의 지원 조례를 제정, 이동노동자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천안시에 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천안시 이동노동자 쉼터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있어서 이동노동자 관련 추가 조례 제정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천안시 이동노동자 관련 업종 사업체 수는 865개소, 종사자 수는 2409명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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